‘탈(脫) ARM’ 동맹 결성한 빅테크..알고보니 적과의 동침?

  • 문화일보
  • 입력 2023-06-11 09:21
프린트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영국의 반도체 설계 기업 ‘암(ARM) 진영’에 속한 반도체·정보기술(IT) 기업들이 ‘탈(脫) 암’ 동맹에 시동을 걸었다. 삼성전자와 구글, 인텔, 퀄컴 등이 주요 동맹군이다. 이들 기업은 암이 라이선스 비용을 올리는 등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보고 암으로부터 벗어난 오픈소스 반도체 설계 자산 ‘RISC-V(리스크 파이브)’ 아래 모이고 있다.

다만 동맹의 기치 아래 모인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모두 개별적으로 경쟁하는 관계여서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탈 암 동맹이 글로벌 빅테크들의 비정한 ‘프레너미(friend+enemy)’ 전략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고 보고 있다.

◇‘탈 ARM’ 동맹 결성하고 협력하는 빅테크 =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비영리단체 리눅스재단에서 발족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 ‘RISE(RISC-V Software Ecosystem·라이즈)’의 운영 이사회 멤버로 활동한다고 최근 밝혔다. 라이즈는 리스크 파이브를 활용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출범한 조직이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구글, 인텔, 퀄컴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대거 참여한다.

리스크 파이브는 ARM을 벗어나려는 기업에 최적의 대안으로 꼽혀왔다. 2010년 UC버클리대 연구진 주도로 만든 리스크 파이브는 ARM 칩과 비교해 비슷한 성능으로 칩 면적을 약 50%, 소비전력을 60%가량 줄인 반도체를 제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ARM처럼 반도체 설계 자산을 특정 기업에서 소유하지 않는다. 라이선스 비용이 따로 들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빅테크들은 리스크 파이브를 대안으로 키워왔다.

◇협력하면서 경쟁하는 프레너미 = 동맹의 기치 아래 모이고 있지만 동맹에 참여한 삼성전자, 구글, 인텔, 퀄컴 등은 모두 개별적으로 경쟁 관계에 있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최근 구글은 조만간 폴더블폰을 출시하는 등 삼성전자가 독주하고 있는 폴더블폰 시장에 가세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공동의 적’ 애플을 저지하기 위해 안드로이드 연합전선을 구축했던 구글과 삼성의 동맹 관계가 변화하는 신호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의존도를 줄이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TV 등 자사 가전제품에 자체제작 OS 타이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전 세계 TV 제조업체들이 대부분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쓰는 상황에서 자체 OS 생태계를 확보한 곳은 삼성전자(타이젠)와 LG전자(웹 OS)뿐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재진입을 선언한 인텔과 파운드리 수주 경쟁 관계다. 업계에서는 TSMC가 주도하고 삼성전자가 추격하는 모양새인 파운드리 시장 경쟁 구도가 인텔이 등장하며 3강 구도로 재편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해석을 내놓고 있다.

퀄컴과는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두고 경쟁한다. 삼성전자는 차기작인 갤럭시S24에 자체 제작 AP 엑시노스 탑재를 저울질 중이다. 삼성전자는 출시 지역이나 시장 상황에 따라 엑시노스와 퀄컴 스냅드래곤을 병행하는 전략을 취해왔으나 올해 출시된 갤럭시S23에서는 엑시노스를 배제하고 퀄컴 스냅드래곤만 탑재한 바 있다.

임정환 기자
임정환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