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이으려 좌판 펼친… 20대를 응원합니다[도시풍경]

  • 문화일보
  • 입력 2023-06-16 09:09
  • 업데이트 2023-06-1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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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풍경

사진·글=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어느 금요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유진상가 교차로 한쪽 편에
작은 좌판을 펼치고 연신 허리 숙여 인사하는 이가 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유독 진지해 보이는 인사 모습이다.
2주, 3주째에도 금요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그가 있었다.
S대(관악산 밑의 그 학교는 아니다)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다는 스물여섯의 A 씨다.
3학년을 마치고 휴학 중이라는 그는 평일에는 공부를 하고 금요일에만 같은 장소에서 양말 장사를 한다.
대출받은 학자금을 모으기 위해서라고 한다.
서울이 집이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도움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그래도 가난함이 창피하지는 않다고 굳이 덧붙여 말한다.
짧은 인터뷰 도중에도 좌판을 찾은 시민들에게 일일이 허리 숙여 인사하며
얼기설기 진열된 양말들을 보여주고 설명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더 듣고 싶었지만, 오히려 미안할 정도다.
스쳐 지나며 보았으나, 가난하다고 말할 정도로 가정형편이 어렵다고 하지만 비루하지 않았다.
연신 허리를 굽히고 무릎 꿇고 얘기하지만 비굴해 보이지 않는다. 굳이 젊음을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
비루함과 비굴함을 넘어서는 그의 모습이 그저 아름다워 보였다.
곽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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