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려대에 630억 익명 기부한 독지가의 고귀한 衷情

  • 문화일보
  • 입력 2023-06-2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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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독지가(篤志家)가 신선한 감동을 주면서 사회를 훈훈하게 한다. 고려대는 26일 “630억 원 익명 기부 의사를 전달받고, 최근 절차를 마무리했다. 그의 강력한 뜻에 따라, 신원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고려대의 1905년 개교 후 개인 기부 최대로, 국내 대학 전체의 단일 기부로는 두 번째 규모인 거액을 내놓고도 이름 등은 알려지지 않기를 바랐다. 고귀한 충정(衷情)이 더 돋보인다.

아무리 재산이 많더라도, 오랜 기간에 걸쳐 피땀 흘려 모은 사재(私財)를 사회를 위해 흔쾌히 내놓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2020년에 이수영 광원산업 회장이 국내 대학 단일 기부의 최고액인 766억 원을 카이스트(KAIST)에 쾌척했을 때도, 교육계 안팎에서 칭송하며 경의(敬意)를 표한 이유다. 개인의 경제력에 따라 기부 금액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더라도 마찬가지다.

고려대는 “기부자가 코로나19 사태와 15년째 계속된 등록금 규제 등의 여파로 대학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에 공감했다. 대한민국 도약과 인류 발전을 위해 대학이 분발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부를 결정한 것”이라고도 전했다. 국가 발전과 인류의 미래를 이끌 대학의 교육 경쟁력 강화의 절실성·시급성을 각별하게 인식하는 독지가인 셈이다. 고려대는 기부금을 독지가가 요청한 취지대로 사용하면서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책무다. 교육부도 등록금 규제가 대학 발전을 가로막는 현실과 고등교육의 미래 비전 등을 새삼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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