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IAEA 총장 앞 국제 망신 자초 野, 비리 덮기용 쇼인가

  • 문화일보
  • 입력 2023-07-1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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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대한민국의 원내 제1 교섭단체로서, 대외적으로는 한국 정치의 자질과 품격을 대변한다. ‘공당의 수준이 곧 국가의 품격’이라는 점에서 국격도 상징한다. 민주당이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9일 가진 간담회는, 이런 측면에서 국민을 참담하게 한다. 간담회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IAEA의 종합보고서가 발표되자 민주당이 먼저 요청한 것이다. 그로시 총장이 16분 간 발언을 하자, 민주당 측은 두 배 이상인 35분가량 IAEA를 성토했다고 한다.

야당인 민주당이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로시 총장도 이런 부분은 인정했다. 그러나 IAEA 사무총장 면전에서 공개적으로 비판하려면 최소한의 근거와 합리성, 품격을 갖춰야 한다. “일본 편향적 검증”이라는 의원들의 행태는 무례·무식의 과시로 비칠 정도였다. 우원식 의원은 “주변국 영향을 조사하지 않은 ‘일본 맞춤형’ 조사”라고 했다. 종합보고서가 나오기까지 2년 3개월 동안 한국을 포함해 11개국 전문가들이 참여한 검증작업 결과에 대한 과학적·기술적 문제 제기는 없었다. 우 의원이 “일본이 국내 음용수로 마시든지 공업·농업 용수로 쓰게 하라”고까지 했다. 의원들의 발언을 메모하던 그로시 총장은 의자에 등을 대고 한숨도 내뱉었다고 한다. 누구든 이런 시정잡배 식의 행태를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면담장에는 시위대 소리가 들렸고, 그로시 총장 일행은 국회 후문으로 빠져나가야 했다고 한다.

민주당 의원과 윤미향 무소속 의원 등 11명이 오염수 방류를 저지하겠다며 10일 일본으로 떠났다. 일본 총리 공관 앞 시위도 예정돼 있다고 한다. 과학과 상식에 배치되는 행태로 더 이상 국격에 먹칠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민주당에도 인재가 적지 않은 만큼 기본적인 책무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이런 행태가 계속된다면, 오염수 문제를 빌미로 대장동·돈봉투·코인 등 불리한 의제를 여론 관심에서 멀어지도록 하려는 전술이라는 오해를 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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