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가 환경부 넘긴 수자원 업무, 국토부로 환원해야[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07-1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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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최근 인터뷰에서 “환경부로 넘어온 국토교통부 출신의 중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9일 국무회의에서 “탈원전과 이념적 환경정책에 매몰돼 새로운 국정 기조에 맞추지 않은 공무원은 과감히 인사 조처 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수출전략회의에서는 “환경부도 ‘환경산업부’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필요한 일들이지만, 문재인 정부 때 잘못 꿴 단추부터 푸는 게 우선이다. 원래 물 관리 업무 중 수량(水量)은 국토부, 수질(水質)은 환경부 몫이었다. 국토부는 ‘수자원 개발’, 환경부는 ‘수질 규제’로 상호 견제하며 균형을 이뤘다. 그러나 문 정부는 2018년 국토부의 수자원정책국과 홍수통제소, 한국수자원공사를 환경부로 이관시켰다. 2년 뒤에는 하천 관리까지 넘겼다. 수자원 관리의 집행 기능과 감시 기능을 함께 묶어버린 오류를 범한 것이다.

이로 인해 환경부 예산은 전체의 40%를 물 관리가 차지하는 기형적 구조가 돼 버렸다. 수자원공사는 2018년 “대규모 댐 건설을 일체 중단하고 수상 태양광 활성화에 주력하겠다”는 엉뚱한 선언을 내놓았다. 국가물관리위원회도 ‘4대강 악마화’ 전위대로 활약했다. 5년 내내 환경 원리주의에 사로잡혀 수자원 확보에는 손을 놓아버렸다.

슈퍼 엘니뇨로 100년 만의 폭우와 100년 만의 가뭄이 반복되는 기후 재앙 시대다. 올해 봄 호남은 극심한 가뭄으로 저수율이 마지노선인 20% 밑으로 떨어지자 제한급수는 물론 댐 밑바닥의 침전물로 오염된 이른바 ‘죽은 물(死水)’까지 활용해야 할 위기를 맞았다. 공업 용수 부족으로 공장 가동까지 위협받았다. 한국은 짧은 기간에 강우가 집중되고 인구 밀도가 높아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된다. 수자원 확보가 국가 경쟁력과 삶의 질까지 좌우하는 시대를 맞아 ‘물 그릇’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수자원 업무를 국토부로 환원시키는 일이 화급하다. 당장 정부조직법 개편이 힘들다면 최대한 운용의 묘라도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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