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가 전원일치 기각한 이상민 탄핵과 巨野의 反헌법[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07-2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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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25일 더불어민주당 등 거야(巨野)가 제기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를 재판관 9명의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헌재는 이 장관에 대해 핼러윈 참사 당시 “헌법과 법률의 관점에서 재난안전법과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해 국민을 보호해야 할 헌법상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정했다. 재난 예방조치, 사후 재난 대응, 성실·품위유지 의무 등 주요 쟁점에서 좌우 성향 가릴 것 없이 재판관 모두 이 장관의 손을 들어 야당의 완패를 선언한 의미가 적지 않다.

애초 탄핵이 추진될 때부터 무리한 ‘정치 탄핵’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탄핵소추권이 헌법이 보장한 국회의 권리인 것은 맞다. 하지만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심판 때 정립된 대로 탄핵 사유가 공직자의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위법 행위’여야 한다. 당시 특별수사본부는 이 장관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국회 국정조사에서 드러난 명백한 위법 사실도 없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한창이던 때임을 상기하면, 이 장관이 부적절한 답변으로 대중의 공분을 사는 분위기를 이용해 치밀한 법률 검토 없이 정무적 책임을 법률 위반으로 몰아붙이려 했던 정략적 탄핵의 성격이 짙다. ‘탄핵소추권을 남용한 반(反)헌법적 행태’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민주당은 그런데도 사과 한마디 없이 “이 장관이 면죄부를 받은 건 아니다.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한다. 그게 진정이라면 자신들은 소임을 다했는지 먼저 따져봐야 한다. 지난해 10월 참사 발생 이후 비슷한 사고를 막겠다며 재난안전법 등 46개 법안이 발의됐으나 처리된 것은 단 한 건도 없다. 지난해 수해 때 발의한 호우 대책 법안들을 손 놓고 있다가 다시 호우 피해가 나서야 뒷북 입법에 나선 행태와 똑같다. 야당의 관심은 특별조사위원회 설치 등을 담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만 있다. 지난달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어느 한 원인이나 특정인이 아니라 각 정부기관이 통합 대응역량을 기르지 못한 점 등이 총체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했다. 야당이 바라는 건 세월호와 같은 ‘재난의 정치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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