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폐원도 부른 맘카페 갑질… 시민 기본 갖춰야 할 때[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07-2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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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 1번지’ ‘가짜뉴스 온상’ 등의 비판도 자초해온 맘카페 갑질이 소아과병원의 폐원까지 불렀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충남 홍성군의 한 소아과병원이 최근 ‘악의에 찬 민원을 받고 진료에 회의가 든다’며 폐업 안내문을 붙였다”고 26일 밝혔다. 혼자 온 9세 환자의 부모에게 병원 측이 연락해 “같이 와야 한다”고 안내한 뒤 돌려보냈는데, 보호자는 ‘진료를 거부했다’며 보건소에 민원을 제기하고 맘카페에 병원 비난 글도 올렸다고 한다.

임현택 의사회 회장은 “그 병원 원장은 맘카페에 더 시달리기 싫어 진료과목을 바꿀 결심을 했었지만, 지역에 소아과병원이 적은 현실을 고려해 오후 2시간이라도 소아과진료를 볼까 생각 중이었다”고도 전했다. 예외적 현상이 아니다. 경기 북부의 한 신도시에서는 맘카페 회원들의 등쌀에 2∼3년 사이에 소아과 8곳이 연쇄 폐원한 일도 있다고 한다. 수도권의 어느 소아과 원장은 맘카페 행사 찬조금을 거절한 뒤, 비방글이 맘카페에 오르고 맞장구치는 댓글도 줄줄이 달려 정신과 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맘카페에서 합심해서 조직적으로 악플을 달면 의사들은 견딜 재간이 없다”는 임 회장 지적이 소아과병원에만 해당하는 것도 아니다. 서울 서이초등학교 여교사의 지난 18일 극단적 선택을 두고, 맘카페에서는 악성 민원 장본인을 ‘3선 국회의원 가족’이라고 허위로 지목했다. 방송인 김어준 씨가 개인 유튜브를 통해 더 확산시킨 가짜뉴스다. ‘표현의 자유’가 헌법 가치이긴 하지만, 사회적 폐해를 키우는 행태까지 무제한으로 허용하는 건 아니다. 맘카페 운영자와 참여자 모두 ‘시민의 기본’부터 갖춰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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