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클어진 전선들·엇갈린 반사경… 내 마음 닮았네[도시풍경]

  • 문화일보
  • 입력 2023-07-2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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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풍경

사진·글 =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오래된 골목에는 비슷하리만치 익숙한 풍경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멀리서 보면 흡사 안경 같은 반사경이 구불구불 좁게 연결된 골목길을 비추고 있다.

이는 차량의 상시교행이 힘든 좁은 골목길에서는 필수적인 아이템이다.

혹여 반사경을 무시한 질주본능은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아무리 후사경을 봐도

진행방향이 가늠되지 않던 후진경험을 소환할 수도 있다.

둘, 그 안경 위로 곱슬곱슬 또는 삐죽삐죽 솟아난 검은 더벅머리.

본디는 전봇(電報)대라 불리던 전주(電柱)였으나 본래의 전주 목적보다는

오히려 통신주(通信柱) 또는,

그 복합적인 전신주(電信柱)다. 실제 전기가 흐르는 길은 한두 가닥,

나머지는 전주에 세 들어 사는 케이블선이다.

실제 한전에 전주 사용료를 납부한다고 하니 세 들어 사는 것이 맞다.


■ 촬영노트

그 둘에 하나를 더하자면 보는 이의 마음이다.

반사경 한가운데서 바라보는 두 개의 반사경에 비치는 모습이 어디로 가야 할지, 저 구불구불한 골목 끝에 뭐가 있을까? 전선인지, 통신선인지, 그도 아니면 케이블TV선인지 도통 분간할 수 없는 엉클어진 검은 줄들은 내 마음이기도 하다.
곽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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