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 어민 ‘강제 북송’ 조사 또 거부한 인권위의 反인권[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08-0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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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문재인 정부 시절 발생한 ‘귀순 어민 강제 북송’ 사건에 대한 적절성 여부 조사를 또다시 거부했다. 강제 북송이 자유 의사에 반해 이뤄졌다는 사실은 판문점에서 ‘질질 끌려가는’ 영상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런데도 억지 이유까지 내세워 한사코 거부하는 것은 반(反)인권의 극치다. 현 인권위원 11명 중에는 문 전 대통령과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한 위원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송두환 위원장도 문 전 대통령이 임명했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이 1일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 6월 26일 송 위원장 등 인권위원 10명이 참석한 전원위원회에서 ‘강제 북송 적절성 여부에 대한 조사’ 진정에 대해 각하 결정을 했다. 인권위의 조사 거부는 이번이 두 번째다. 문 정부는 2019년 11월 나포된 북한 선원 2명이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살해 혐의가 있다는 이유로 5일 만에 북한으로 추방했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은 북한이탈주민법 등에 반하는 인권 침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했다. 인권위는 ‘이미 추방돼 조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각하했다. 그러나 한변의 행정소송에 대해 1·2심 재판부 모두 “각하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이 판결은 지난해 11월 확정됐다. 인권위는 이번에는 ‘재판 중’임을 이유로 댔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월 28일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 김연철 전 통일부장관 등을 기소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인권 침해 여부 판단은 인권위 고유의 기능이고, 다른 사법 절차와 중첩되지도 않는다. 인권위법은 ‘헌법 및 법률에서 보장하거나 국제인권조약 및 국제관습법에서 인정하는 인권’을 보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엔 인권 기구들도 유엔 헌장 및 고문방지협약 위배 등을 거듭 지적한 바 있다. 이번 행태에는 인권위법 위배 소지까지 짚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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