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경남銀 직원 562억 횡령, 금융당국 책임도 크다[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08-03 11:43
프린트
이번엔 BNK경남은행 직원이 562억 원을 횡령한 사고가 발생했다. 투자금융 기획부장 이모(50) 씨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금을 횡령·유용한 것이다. 지난해 6월 우리은행 직원의 697억 원 횡령 사고 이후 금융당국이 은행의 내부 통제를 강화했다고 했지만, 1년여 만에 사고가 또 터졌다. 은행의 내부 통제 실패와 함께 금융당국의 감독 역량 부족을 거듭 확인하게 된다.

금융감독원이 2일 밝힌 내용만 봐도 어이 없다. 경남은행은 이 씨가 2016년 8월부터 횡령했지만 까맣게 몰랐다. 다른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이 지난 4월 이 씨의 금융거래 정보 조회를 요청하자, 그제야 자체 감사에 나서 77억9000만 원의 PF 대출 상환금을 횡령한 정황을 인지하고 지난달 20일 보고했다. 금감원은 불과 10여 일 만에 484억 원의 횡령을 추가로 적발했다. 은행 측은 이 씨가 가족 명의 계좌로 대출금을 이체하고, PF 시행사의 자금 인출 요청서를 위조하는 등 전형적인 수법을 썼는데도 횡령의 전모를 파악하지 못했다. 15년 넘게 같은 업무를 맡은 이 씨에 대해 순환 근무도 시키지 않았다고 한다.

은행의 내부 통제가 여전히 엉망이다. 지방은행 최초의 금융지주사로서 부산은행 등도 자회사로 두고 있는 BNK금융그룹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금융 감독 당국의 책임도 크다. 은행권 PF 대출 관리 실태를 긴급 점검하겠다고 뒷북을 치고 있지만, 지난해 우리은행 사고 이후 내놓은 순환 근무제 강화 대책조차 현장에서 안 먹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동안 은행에 대한 감사가 제대로 됐는지도 의문이다. 탁상행정과 ‘금융 마피아’ 우려도 여전하다.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