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앞바다를 ‘평화·안보의 상징’으로… 내달 대규모 전승행사[로컬인사이드]

  • 문화일보
  • 입력 2023-08-24 08:50
  • 업데이트 2023-08-2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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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9월 15일 인천 연수구 9·15 인천상륙작전 기념관에서 열린 ‘제72주년 인천상륙작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희생 장병을 추모하고 있다. 인천시청 제공



■인천상륙작전 기념식, 국가행사로 격상

예산 2억→27억으로 대폭 증액
내달 14일부터 6일간 기념주간
참전용사 초청해 전투상황 재연
22개국 주한대사와 안보회의도

일각 “군사 긴장 고조” 우려에도
인천시민 애향심·자긍심 고취해
역사적 가치 재조명할 계기될듯


인천=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1950년 9월 15일.

태평양 지역 연합군 최고 사령관인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은 미군 제7함대를 주축으로 한 261척의 함정과 유엔군 7만5000여 명의 병력을 인천 월미도에 상륙시켰다. 미군 2개 사단(1해병사단·7사단)과 한국군 2개 연대(17연대·제1해병연대)가 작전에 참여했다. 인천 해역은 최대 10m에 달하는 조수간만의 차와 수 ㎞에 달하는 갯벌이 펼쳐져 있어 상륙함의 접근이 쉽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맥아더 장군은 성공 확률 5000분의 1이라는 인천상륙작전을 강행해 불리했던 전황을 한 번에 뒤집었다. 당시 낙동강 일대에 투입된 북한군 13개 사단의 주력은 후방이 차단되면서 일거에 붕괴했다.

핵과 미사일로 무장한 북한의 도발 수위가 갈수록 고조되는 상황에서 인천시는 세계 전쟁사에 한 획을 그은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는 대규모 전승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시는 올해로 73주년을 맞는 9·15 인천상륙작전의 기념행사를 프랑스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행사에 버금가는 국제행사로 치를 계획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유럽 탈환의 발판을 마련했던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매년 20여 개 참전국 정상이 현장을 찾아 참전용사를 추모하며 작전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념행사를 치르고 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제66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행사’에서 해병대원들이 상륙정을 타고 당시 작전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인천시청 제공



◇평화·안보를 위한 국제적 결집의 장 = 그동안의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는 참전용사의 명예선양과 전승 기념식 위주로 간소하게 치러졌다. 인천시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식처럼 인천상륙작전 기념식도 국가적 기념행사로 격상해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겠다는 구상이다. 인천이 간직한 승리의 역사를 기억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보를 위한 국제적 결집의 장으로 승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올해부터 국방부와 국가보훈부, 해군본부·해병대사령 등이 참여해 2억 원 내외였던 인천상륙작전 기념식 예산이 27억 원(국비 19억8000만 원 포함)으로 대폭 증액됐다. 인천시는 오는 9월 14일부터 19일까지 6일간을 인천상륙작전 기념 주간으로 정하고 기억, 추모와 관련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기념 주간에 앞서 내달 8일에는 인천상륙작전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국제평화콘퍼런스가 인천대에서 개최된다. 11일에는 연합군의 길잡이가 된 팔미도 등대가 다시 불을 밝히고, 14일에는 인천항(내항) 평화기원 음악회가 열린다. 디-데이(D-Day), 15일에는 1600여 명의 6·25전쟁 참전용사와 유가족 등을 태운 독도함(대형수송함, 1만4500t급)이 인천 앞바다에서 우리 해군의 상륙함 25척과 항공기 15대를 진두지휘하며 그날의 치열했던 전투 상황을 재연한다. 이어 인천 자유공원에 세워진 맥아더 장군 동상에 헌화한 뒤, 상륙장갑차와 자주포, 전차를 비롯해 군 병력 1200여 명이 참가하는 퍼레이드도 펼쳐질 예정이다. 기념 주간 마지막 날인 19일에는 6·25전쟁 참전 22개국의 주한대사가 모두 참여해 평화를 주제로 ‘인천국제안보회의’를 개최한다.

◇분쟁이 아닌 평화의 바다 =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를 대규모 전승행사로 확대하는 것을 두고 일부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인천을 ‘전쟁과 분단’의 상징도시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에 대한 아픔도 제대로 보듬지 못한 상황에서 오히려 아픔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인천상륙작전 당시 인천 시가지 건물이 대부분 파괴되고, 민간인 사상자도 상당수에 달했다. 이 중 월미도 원주민 100여 명이 희생됐으며, 살아남은 이들도 집과 고향을 잃은 실향민 신세가 됐다.

인천시는 ‘9·15 인천상륙작전’의 의미를 재조명해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을 영구히 기림은 물론 대내·외적으로 알려진 유·무형 자산을 미래가치로 브랜드화해 인천시민의 애향심과 자긍심을 고취하고 아물지 않은 상처도 치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출범한 ‘인천상륙작전 기념(평화기원)행사 범시민 추진협의회’는 이번 기념행사가 정전 이후에도 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등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인천 앞바다를 ‘분쟁’이 아닌 ‘평화’ 바다로 인식이 전환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추진협의회 공동대표를 맡은 김인식(75) 전 해병대사령관은 “(인천상륙작전은) 전장에서 승리한 일개 전투로만 인식돼서는 안 된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대한민국을 구한 역사적 의미와 중요성을 자각하고 오래 기억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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