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치악산’, 등산할까? 관람할까?[안진용 기자의 엔터 톡]

  • 문화일보
  • 입력 2023-09-08 11:34
프린트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치악산’이 대중의 입길에 올랐습니다. 영화의 제목으로 쓰였는데, 치악산이 위치한 원주시와 시민들의 성토가 이어졌죠. ‘1980년 치악산에서 열여덟 토막 난 시체가 발견됐다’는 허구의 내용을 담은 이 영화가 치악산의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는데요.

앞서 유사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2016년과 2018년 각각 개봉된 영화 ‘곡성’과 ‘곤지암’이 대표적인데요. 두 영화가 원래 제목대로 개봉하게 된 과정을 보면 ‘치악산’과 차이가 있죠. 곡성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룬 오컬트 영화인 ‘곡성’ 개봉 전, 곡성군 역시 우려를 표했는데요. 결국 제작사는 한자 표기를 지역명인 ‘곡성(谷城)’이 아닌 ‘곡하는 소리’를 뜻하는 ‘곡성(哭聲)’으로 바꾸며 마찰을 최소화했습니다. 또한 당시 유근기 곡성 군수는 지역 신문에 ‘곡성(哭聲)과 다른 곡성(谷城) 이야기’라는 글을 기고해 곡성을 알렸고, 실제 해당 지역 장미 축제에 예년보다 많은 관광객을 유지할 수 있었죠.

미국 CNN조차 ‘세계 7대 공포 스폿(spot)’으로 꼽은 곤지암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한 ‘곤지암’의 경우, 이 건물과 부지 소유주가 결국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는데요. 법원은 이를 기각했습니다. 영화 내용이 허구이며, 이미 곤지암 괴담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었죠.

반면 ‘치악산’ 측의 대처는 아쉽습니다. 치악산 괴담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은 데다가, 영화사는 원주시의 제목 변경 요청을 거부했죠. 또한 신체가 절단된 혐오스러운 모습을 담은 비공개 포스터가 유출됐는데요. 당시 김선웅 감독은 “개인 SNS에 게시한 개인적 용도의 콘셉트 아트”라는 납득하기 힘든 변명을 내놓았습니다. 애초에 ‘치악산’ 측이 영화를 알릴 수단으로 노이즈 마케팅을 선택한 것이란 합의적 의심이 드는 이유죠.

결정적으로, 언론시사회 후 영화에 대한 평가가 꽤 박합니다. 앞서 ‘곡성’과 ‘곤지암’은 각각 687만, 267만 관객을 동원하며 큰 성공을 거뒀는데요. 영화의 만듦새가 뛰어나니 관객들의 반감도 줄어들었죠. 영화로서 본질에 충실했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치악산’의 흥행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데요. 개봉을 엿새 앞둔 7일 오전, ‘치악산’의 예매율은 13위(1.6%)에 불과합니다.

이 영화 포스터에는 ‘함부로 오르지 말 것’이라는 문구가 삽입됐는데요. 영화 개봉 후 관객들의 평가가 신통치 않으면 이런 반응이 나오지 않을까요. 치악산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말 것.
안진용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