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도 독 될 李 방탄 꼼수 시리즈[포럼]

  • 문화일보
  • 입력 2023-09-1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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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의 최근 행보는 ‘야당탄압 및 굴욕외교’에 대한 정부 비판에 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 실질은 이재명 대표 ‘개인 비리 방탄’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지난 6월 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이 대표는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다. 이는 의미 없는 허언일 수 있다. 본인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더라도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이를 포기하지 않는 한 속 빈 강정 선언일 뿐이다. 또, 이 대표는 검찰을 향해 비(非)회기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또한 방탄 꼼수에 불과할 수 있다. 국회는 지난달 28일 7월 임시회를 종료하면서 비회기 기간에 들어갔다. 비회기(통상 7월 국회 종료일 이후 8월 15일까지)에 국회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될 경우 별도의 체포동의안 표결 절차 없이 영장실질심사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이는 헌법 제44조 제2항 ‘국회의원이 회기 전에 체포 또는 구금된 때에는 현행범인이 아닌 한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회기 중 석방된다’라는 명문을 충분히 고려한 꼼수에 불과하다.

13일 기준 이 대표의 출퇴근 변칙 단식이 14일째로 접어들었다. 이 대표는 긴급체포 회피와 국회 체포동의안 통과 저지에 총력을 쏟는 인상을 주고 있다. 쌍방울 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으로 제3자뇌물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된 이 대표는 지난 9일과 12일 두 차례에 걸쳐 수원지검에 출석했다. 1차 조사 후에는 조서에 서명하길 거부했고, 2차 조사 뒤에는 조서에 서명했다.

이 대표는 지난 1월부터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특혜 비리 사건, 백현동 아파트 특혜 비리 사건 등으로 모두 4차례나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리고 이번에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2차례 소환조사를 받은 것이다. 지난 9일 1차 조사에서 이 대표는 검찰에 A4 용지 8장 분량의 진술서를 제출한 뒤 검사의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고 ‘진술서로 갈음하겠다’고 했다. 이 진술서에는 ‘쌍방울 관계자에게 직간접적으로 부정한 청탁을 받은 적도 없을 뿐 아니라, 북측을 비롯한 누구에게도 금품이나 이익을 제공하도록 지시·권유·부탁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이 대표가 혐의를 부인했다면 1차 조사의 신문조서에 서명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1차 조사의 조서에 서명하지 않음으로써 이 조서의 증거능력이 없게 됐다. 이 대표는 긴급체포를 회피하기 위해 출석은 하되 검찰이 가지고 있는 증거만 확인하고 불리한 조서에는 서명하지 않는 전략을 구사했을 수 있다. 긴급체포는 △범죄의 중대성 △범죄혐의의 상당성 △체포의 필요성 △체포의 긴급성의 요건을 갖추면 가능하다. 긴급체포의 요건들은 체포 당시의 상황을 기초로 판단해야 하고, 이에 관한 수사기관의 판단에는 상당한 재량이 있으므로 그 판단이 경험칙에 비춰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경우에 한해 위법하게 된다는 판단 기준이 적용된다.

이 대표의 단식과 민주당의 굴욕 외교 관련 대여 투쟁은 제1야당 대표 개인의 비리를 비호하는 방탄에 불과하다는 의심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민주당은 정부와 여당의 폭주를 막는 건전한 견제 조직으로 돌아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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