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굴종 더 드러난 9·19합의, 전말 밝히고 책임 물어야[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09-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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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인 2018년 9월 19일 평양에서 발표된 남북 군사합의는 당시에도 수도권 안보 위협과 북방한계선(NLL) 무력화(無力化) 등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자칫 잘못하면 수도권 방어 자체를 무너뜨릴 아찔한 합의도 해줄 뻔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데도 문재인 정권은 자화자찬하고, 협상 대표를 지냈던 인사는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공언했다. 9·19 합의는 애초 북한에 절절맨 굴종적 내용이었으며, 북한의 각종 도발로 실효성도 없어졌다. 이제라도 반(反)안보 합의 전말을 소상히 규명하고, 합당한 책임을 지게 함으로써 안보 태세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9·19 합의는 당시 서해 해상 적대행위 중단 구역을 NLL 남북으로 95㎞와 40㎞로 설정해 NLL 포기 논란을 일으킨 것은 물론이고, 백령도 등 서해 5도 방어도 어렵게 만들었다. 특히 군사분계선(MDL) 부근의 비행금지구역 설정도 서울과 평양의 거리를 감안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설정, MDL과 가까운 서울 수도권 방어가 어려워진 결과를 낳았다. 그런 굴종적 합의문이 나온 배경에 의구심이 많았는데, 최근 실무자 증언이 나오면서 엉터리 협상 행태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북측은 첫 실무협상 때 일방적으로 안을 내놓았고, 남측은 고개만 끄덕인 채 받아왔다고 한다. 북측은 비행금지구역과 관련, MDL 기준 고정익(전투기)은 60㎞, 무인기는 40㎞, 회전익(헬기)은 20㎞를 요구했다. 합참 실무자들이 “수도권 방어가 무너진다”며 강력히 반대해 전투기 비행금지구역이 서부 20㎞, 동부 40㎞ 등으로 줄었다고 한다.

북한은 이 합의 후에도 비무장지대 남측 GP 총격,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 서해 NLL 이북 해상완충구역 포격, 무인기 영공 침공 등의 도발을 자행했다. 그런데도 문 정부는 ‘사실상의 불가침 합의서’라며 국회 비준을 시도하기도 했다. 최근엔 당시 남측 협상대표였던 김도균 전 수도방위사령관이 강원도 속초·인제·고성·양양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6·25전쟁 때 수복된 지역으로 실향민이 유난히 많다. 그런 분들을 모독하지 말고 자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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