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러시아’ 대신 ‘러시아 북한’ 지칭… ‘민족 우선 기반’ 외교기조 탈피

  • 문화일보
  • 입력 2023-09-2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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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15분간의‘두번째 연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러시아와 북한의 무기 거래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로 대한민국과 동맹국들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 윤대통령, 유엔총회 기조연설

‘한일중’ 이어 ‘러북’ 순서로 표현
‘북한 무조건 끌어안을 수 없고
러시아가 우선 외교대상’ 인식 반영

윤, ‘대한민국’ 20번 외치면서
자유민주국가 연대·협력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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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서종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의 기조연설을 하면서 북한과 러시아를 ‘러시아-북한’ 순으로 지칭하며 북·러의 군사교류를 강력히 경고했다. 이는 민족주의에 기반한 ‘남북관계 개선’ 중심 외교에서 탈피해 자유민주주의 가치연대를 중요시하는 외교기조 속에서 역내 평화·안보 유지를 위해 중요한 국가로 떠오른 러시아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외교를 펼치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와 북한 군사 거래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 발표 등에서 사용되는 ‘북·러 순서’를 반대로 바꿔 발언한 것이다. 핵·미사일로 노골적 대남 위협을 가하는 김정은 정권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 한 같은 민족이라고 북한을 무조건 끌어안을 수는 없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지난 10일 인도 뉴델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러·북 관계’라고 지칭한 바 있다.

이는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으로 양국 모두 우리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지만, 현시점 기준 우리나라의 우선 외교 대상은 러시아라는 인식에서 나온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미 제재 대상이자 오래전 노출된 북한이 아닌, 최근 제재 틀을 깨뜨리고 있는 러시아를 더 예민하게 다루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민족 공조를 위해 북한을 맨 앞자리에 부르는 것은 우리 정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자유, 민주 가치에 있어 한국과 협력하느냐가 (순서의) 1차적 기준”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북한은 대남 유화국면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우리 민족끼리’를 강조하면서 대화에 나서는 동시에 뒤로는 핵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행태를 반복했다. 윤 대통령은 이달 초 열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계기로 동북아 3국을 ‘한·중·일’이 아닌 ‘한·일·중’으로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의 새 외교 기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윤 대통령이 기조연설에서 △북·러 군사협력 경고 △개발·기후·디지털 격차 문제 제기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호소 등을 하며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대한민국’이었다. 20차례나 대한민국이 언급됐다. 자유민주주의 국가 간 연대와 협력에 방점을 찍으며 ‘자유’만 21차례나 언급한 지난해 유엔총회 연설과 강조점이 크게 달라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책임 있게 기여하고자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대한민국’ 다음으로는 ‘디지털’(15차례)을 많이 언급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엑스포’와 ‘세계’를 각각 14번, ‘격차’를 13번, ‘평화’를 11번, ‘자유’와 ‘국제사회’를 각각 8번 언급했다.
손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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