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통계 조작, 엄단이 재발 방지책[포럼]

  • 문화일보
  • 입력 2023-09-2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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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

부동산 통계 왜곡 의혹과 관련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 문재인 정부에서 한국부동산원을 압박해 94회 이상 부동산 통계 작성에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청와대 비서실과 국토교통부 등 전·현직 공무원 22명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올바른 국가 정책 수립을 위해선 정확한 원인 진단이 필수이고, 이를 뒷받침하는 기초자료가 국가 통계다. 만일 감사 결과가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한 문제인 만큼 통계 조작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은 문 정부 때 경실련과 정치권·언론 등에서 수차례 제기했다. 집값은 문 정권 시작 단계부터 상승했는데 이에 따른 투기 조장, 주거 불안, 양극화 심화 등을 해소하라는 국민적 요구가 있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2019년 11월, 임기 2년 만에 가진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문제는 자신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해 국민이 느끼는 집값 상승의 심각성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는 의심을 갖게 했다.

당시 국토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11.08%라고 밝혀 국민의 의심은 통계 조작 의혹으로 번졌다. 국토부 발표 자료는 경실련 조사 결과와도 크게 달랐다. 서울 34개 아파트 단지 시세 변화를 분석한 결과 같은 기간 상승률은 32%였고, 당시 청와대 비서실 공직자가 소유한 아파트값도 39% 오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이 발표한 부동산 통계도 문 정부 출범 후 3년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52%로 나타났다.

모든 조사 결과가 국토부 발표 상승률의 2∼3배로 높게 나타나자 통계 조작 의혹에 대한 논란은 더욱 커졌다. 경실련은 청와대와 국토부에 수차례 공개 질의를 통해 정부 통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통계 산출 근거와 표본아파트 상세 내역 및 거래 현황 등 구체적인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공개할 수 없다”며 통계 왜곡 문제를 외면하고 방치했다. 하지만 국토부가 공개한 집값 상승률이 맞다면 5년 임기 동안 26차례나 부동산정책을 발표할 이유가 없었다. 문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는 자신 있다’고 한 지 2년, 임기 말이던 2021년 9월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부동산정책에 대해 너무나 죄송하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한 발언도 설명이 안 된다. 그리고 이번 감사 결과는 지난 정부에서 통계 조작 시도가 있었음을 확인해 준 것이다. 따라서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토대로 검찰은 철저하게 수사해 국민에게 낱낱이 공개하기 바란다. 만일 통계 조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관련자는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근본적인 재발 방지책도 마련해야 한다. 통계 조작에 대한 유혹은 어느 정부도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통계’는 즉시 폐지해야 한다. 정확하지도 않은 자료를 주간 단위로 내놔 투기 조장과 예산 낭비만 부추기고, 지금 같은 거래 침체기에는 더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월간 통계 등과 관련해서도 산출 근거인 표본아파트의 위치와 아파트명, 거래 현황 등 상세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통계가 생성될 수 있도록 투명한 통계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야말로 통계 조작을 막을 수 있는 근본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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