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방해 거드는 국회 표결은 反헌법[포럼]

  • 문화일보
  • 입력 2023-09-2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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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욱 변호사, 前 영남대 로스쿨 교수

‘하늘의 그물은 크고도 넓어서 성긴 듯하지만, 결코 놓치는 법이 없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인용한 노자 ‘도덕경’의 경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142쪽 구속영장이야말로 한 치의 자의도 개입되지 않은 탄탄한 논리와 충분한 증거로 뒷받침되는 ‘정교한 논증’이다.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의 방탄 뒤에 숨지 않고는’ 빠져나갈 수 없는 천라지망(天羅地網)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20일이 넘는 ‘단식’ 중에 장문의 글을 올려 “이번 체포동의안의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 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며 “검찰 독재의 폭주 기관차를 국회 앞에서 멈춰 세워 달라”면서 “올가미가 잘못된 것이라면 피할 게 아니라 부숴야 한다”고 선동한다. 참으로 후안무치한 궤변이자 법질서를 정면 파괴하는 사법 테러다.

먼저, 대북 송금 건과 관련해 이 대표는 “정치의 최일선에 선 검찰이 자신들이 조작한 상상의 세계에 꿰맞춰 나를 감옥에 가두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야말로 ‘사법적 문제’를 ‘정치적 문제’로 프레임을 전환해 위기를 모면하려는 꼼수로 ‘삶은 소가 앙천대소’할 일이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안부수 아태협 회장, 국가정보원 직원, 신모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의 진술 등 수많은 인적 증거와 2019년 1월의 중국 선양(瀋陽) 협약식 동영상과 국정원 문건 등 수많은 물적 증거를 어떻게 가릴 수 있는가. 또, 이화영 경기부지사가 이 대표에게 최소 17차례나 보고한 사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 대표는 “나는 모르고 이화영이 다 한 일”이라고 하지만, 이는 ‘제2의 유동규’를 만들 뿐이다.

다음으로, 백현동 200억 원 배임과 관련해서도 이 대표는 “검찰은 이재명 앞에 서면 공산주의자가 된다”며 “돈 벌면 제3자뇌물죄, 돈 안 벌면 배임죄라니 정치검찰에 이재명은 무엇을 하든 범죄자”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또한 황당무계한 견강부회다. 만약 이 대표의 선거대책본부장 출신 ‘허가방’ 김인섭의 로비가 없었다면 4단계 용도 상향, 경기도시개발공사의 사업 배제, 기부채납 변경, 임대주택 비율 축소, 만리장성 같은 옹벽 아파트가 가능했겠는가.

끝으로, 검사 사칭과 관련한 위증교사의 경우 실제 위증을 한 2002년 당시 김병량 성남시장의 수행비서가 검찰 조사에서 위증 혐의를 인정하면서 이 대표와 나눈 통화 내용을 증거로 제출했다. 이야말로 빼도 박도 못하는 명백한 증거 아닌가. 결국, 이 대표와 관련한 위 세 가지 혐의는 하나하나가 독자적 구속 사유가 될 만큼 중대하고 양형기준표에 따르더라도 최소 30년 이상 무기징역에 해당하는 중범죄다.

한편, 검찰은 전체 영장 중 51쪽 분량을 사법 방해 가능성에 할애했는데, 그동안 박찬대 최고위원과 천준호 비서실장의 이화영 전 부지사 회유 의혹과 이화영 변호인 측의 일방적 재판 파행 등을 고려하면 증거인멸 우려가 짙다. 조사 때마다 법꾸라지처럼 ‘사실상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심지어 조서에 서명 날인을 거부하는 등 수사를 방해한 것도 심각하다. 이 대표는 이제라도 불체포특권 뒤에 숨지 말고 법원 판단에 당당히 임하는 게 자신도 살고 당도 사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부결 표결’이야말로 삼권분립에 따라 법원이 판단할 기회를 박탈하는 ‘반헌법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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