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권 포기 뒤집고 ‘부결 지령’ 내린 李의 끝없는 파렴치[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09-2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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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따른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전날인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올가미가 잘못된 것이라면 피할 게 아니라 부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소속 의원들에게 ‘부결 지령’을 내린 것에 해당한다. 이 대표는 3개월 전 국회 대표연설에서 밝힌 불체포특권 포기와 이날 체포동의안 부결 요청 사이에 모순이 없다고 했지만, 궤변이다. 7∼8월 비회기 중 영장청구 기회를 줬는데, 정기국회에 체포안을 제출한 것은 “가결하면 당 분열, 부결하면 방탄 프레임에 빠트리겠다는 꼼수”라고 했다. 사실관계에도 따져볼 부분이 많지만, 기본적으로 수사에 정치를 가미하라는 주장과 다름없다.

게다가, 헌법 제44조는 ‘국회의원은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불체포특권 자체가 ‘회기 중’임을 전제하는 것이다. 수사 시기를 피의자가 정하는 것부터 특권 의식이고, 이제 와서 “정기국회가 끝난 뒤 청구하면” 식으로 말을 바꾸는 것은 거듭 국민을 우롱하는 말장난이다. 지난 대선 때도 특권 포기를 공약했지만, 지난 2월 1차 체포동의안은 부결됐다.

이 대표의 ‘출퇴근·병상 단식’도 진정성을 잃었다. 검찰과 조사 일정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다 느닷없이 내각 사퇴 등을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가더니, 21일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부결을 요청하니 누가 봐도 방탄용이었음을 인정한 셈이다. 142쪽에 달하는 검찰 구속영장에 적시된 구체적이고 중대한 범죄 혐의에 대해 “증거가 없더라”고 확언할 정도면, 스스로 밝힌 대로 당당히 영장심사를 받으면 될 일이다. 개인 비리와 관련된 최소한의 사법절차에도 응하지 않고 당의 위력을 동원해 막겠다는 인식, 그로 인해 당이 분열되고 신뢰가 무너지게 한 책임도 엄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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