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북 군사 거래는 대한민국을 직접 겨냥한 도발”[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09-2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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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재래식 무기를 지원하는 대가로 대량파괴무기(WMD) 능력 강화에 필요한 정보와 기술을 얻게 된다면, 러시아와 북한 군사 거래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이 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시의적절하고 의미도 크다. 러시아가 유엔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면서 핵·미사일 기술 등을 북한에 제공하는 것은 한국에 대한 간접 침략 행위와 다름없고, 한국으로서는 러시아를 준적국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국제 무대에서 천명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기존의 북·러 대신 ‘러·북 군사 거래’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우리민족끼리’ 식의 단순한 민족주의보다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앞세우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윤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 주권 국가를 침공하고 무기와 군수품을 유엔 안보리 결의 정면 위반 정권으로부터 지원받는 현실은 자기 모순적”이라며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직무유기를 정면 비판했다. 러시아가 대북 제재 결의를 준수하지 않으면, 러시아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의 안보리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 표명으로, 이 역시 적극 추진해 볼 만한 방안이다.

한국은 1990년 수교 이후 줄곧 러시아를 세계 4대 강국으로 대우하는 한편, 경제적 실리를 중시하면서 외교적 요구는 자제해왔다. 윤 대통령이 대러 외교의 레드라인을 설정한 만큼 러·북 불법 군사 거래를 저지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20일 유엔에서 “무기거래 차단을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러시아 제재 공조는 물론,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저농축우라늄을 대체하기 위한 한미 협의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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