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가족 관련 흠결 있지만 사법 정상화 역량 갖췄다[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09-2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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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검증을 위한 국회 청문회(19∼20일)가 끝나고 임명동의 절차를 앞두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 임기가 24일 종료되기 때문에 사법부 수장 공백을 막기 위해 신속한 본회의 표결이 요구된다. 그러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등과 맞물려 야당 의원들이 이성적 판단에 방해를 받을 가능성도 있어 우려된다. 청문회 과정에서는 이 후보자의 사법적 역량이나 판례 등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대법원장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가족 관련 의문점들이다. 상속받은 처가 회사의 10억 원대 비상장주식 재산신고 누락, 해외 체류 딸에게 6800만 원을 송금하면서 증여세를 내지 않은 점, 아들이 미국 회사에 취업했을 때 자신의 건강보험에 피부양자로 등록한 사실 등이다. 도덕적 차원은 물론 실정법 차원에서도 문제의 소지가 짚인다. 이 후보자가 말했던 것처럼 실제로 몰랐던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반인이라면 넘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법관으로서는 더 엄격하게 관리했어야 할 문제다. 이 부분에 대해선 국민이 납득하고 양해할 정도로 더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김명수 체제 6년 동안 추락한 사법부 신뢰를 바로 세울 적임자인지의 문제다. 가족과 관련된 흠결이 있지만, 다른 역량을 덮을 정도로 보기는 힘들다.

김 대법원장 6년 동안 법원의 정치화와 편향성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문재인 대통령이, 특정 이념 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초대 회장을 지내는 등 한쪽만을 대변하는 판결을 주로 해온 데 더해 대법관 경력이 없는 춘천지방법원장을 사법부 수장으로 지명했을 때부터 예견됐던 참사였다.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제 폐지, 법원장 추천제 등 사법 포퓰리즘 제도 도입에 따른 재판 지체도 심각한 지경이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법관이 진영 논리가 원하는 쪽으로 이끌리고 싶은 유혹을 느끼면 사직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의원들은 정치 상황을 배제하고 오직 ‘양심’에 따라 표결에 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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