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다리 그림처럼… 세상이 안전하고 행복해졌으면[도시풍경]

  • 문화일보
  • 입력 2023-09-22 08:58
  • 업데이트 2023-09-2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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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풍경

사진·글 = 윤성호 기자 cybercoc@munhwa.com

중국 하얼빈(哈爾濱)에서 어학연수를 하던 때였다.
낮이면 사람으로 붐비던 거리에 땅거미가 지면 개미 한 마리조차 얼씬하지 않을 듯한 낯선 거리의 풍경이 펼쳐졌다.
늦은 시간까지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하는 국내의 상황과 대비되는 모습에 시쳇말로 ‘국뽕’이 차올랐다.
최근 묻지마 범죄가 다수 발생하고 강력 범죄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 경찰특공대가 도심 곳곳에 배치되는 등 국내 상황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일상에서 마주쳤던 시민들에게서도 타인에 대한 경계가 엿보인다.
일본의 저명한 범죄 심리학자 기류 마사유키 도요대 교수는 묻지마 칼부림 피의자의 심리 상태에 대해 “자존심은 강한데 아무도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왜곡된 인식이 자신이 못 누리는 타인의 행복의 상징을 붕괴시키는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칼부림 사건 피의자들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왜곡된 인식은 사회 곳곳에 존재한다.
안타까운 건 그들이 공통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해되지 않는 범죄의 악순환이 끊어지지 않는 것처럼.

■ 촬영노트

안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범죄예방 디자인(셉테드)이 적용된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의 한 굴다리에서 태양이 귀가하는 초등학생들을 비추고 있다. 왜곡된 인식의 변화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 속에 그려진 ‘행복한 마을’이라는 꽃 그림처럼 이들이 자라나는 사회가 행복했으면 한다.
윤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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