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퍼부어도 인재없인 경쟁 안돼… ‘신산업계 손흥민’ 키워야” [문화산업포럼 2023]

  • 문화일보
  • 입력 2023-09-22 11:43
  • 업데이트 2023-10-1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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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진(왼쪽부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 김지현 SK경영경제연구소 부사장,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교수가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문화산업포럼 2023’ 2세션에서 ‘첨단 신산업과 육성전략’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 문화산업포럼 2023 - 2세션 : 첨단 신산업과 육성전략

“탄탄한 기본기와 창의성 위한
훈련 과정의 선진화 검토 필요”

“챗GPT 거대 플랫폼 부상할듯
AI 관련시장 대비책 고민 시급”


우리나라가 미국과 중국을 필두로 한 글로벌 기술 패권경쟁과 대내외 복합위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첨단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선 탄탄한 기본기와 경쟁력을 지닌 인력 양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 결과가 제기됐다.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하는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챗GPT’ 등장을 계기로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 수준이었던 AI가 원천·기반 기술로 부상하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FKI타워(옛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문화산업포럼 2023’의 2세션 ‘첨단 신산업과 육성전략’에 토론자로 나선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아무리 돈을 많이 투자해도 인적 자원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세계 무대에서) 경쟁을 할 수 없다”며 “좋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선 인적 자원 한 명 한 명의 기본기가 탄탄해야 하고 창의성과 조직력을 갖춘 인재들이 규합했을 때 고도화된 제품을 탄생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백 대표는 축구선수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씨의 저서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를 거론하며 “손흥민은 통상적인 궤도에서 벗어나 육성됐다는 평가가 있는데, 기본기와 창의성을 충실히 훈련받아 훨씬 더 선진화된 방식으로 세계 무대에서 싸우고 있다”며 “우리 산업계도 나름의 훈련방식이 있는데, 인적 자원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만들 수 있는지 다시 한번 훈련 과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국내에서 제작한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해외 글로벌 히트작에 견줘 훨씬 적은 비용을 쓰고도 시나리오의 힘으로 결국 성공했다”며 “자본이 적다고 무조건 위축되기보다는 인적 자원의 우수성을 토대로 선택과 집중 전략에 나선다면 충분히 세계 무대에서 경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교수는 토론에서 활발한 산학 인력교류를 통한 선순환 구축 중요성을 강조했다. 권 교수는 “네덜란드는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의 수석 과학자가 얼마든지 교수로 채용돼 학생들을 모집하고, 그 학생들은 다시 ASML의 인턴이나 정직원이 되는 등 인력 선순환 구조가 잘 구축돼 있다”며 “우리도 행정적 문턱을 낮추거나 시스템을 개혁하는 방식 등을 통해 산학이 지식을 함께 만들어가고, 산업현장에 활발히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미국이 앞서가는 양자 컴퓨팅 분야의 경우 현지 대학·기업과 인력 교류를 하거나 연구실을 만드는 수준을 넘어, 기초부터 단단히 다져 우리가 확실히 가져갈 수 있는 지분을 확보하는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패널토론자인 김지현 SK경영경제연구소 부사장은 ‘AI는 산업일까’라는 물음을 던진 뒤 과거와 달라진 AI의 위상 변화를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AI는 산업이라고 분류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는 아니었고,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거나 비효율을 제거하는 등 가벼운 솔루션 정도로만 인식됐다”면서 “하지만 용도가 제한적인 기존 AI 모델과 달리, 챗GPT를 가능하게 한 LLM은 다른 산업에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으며 하나의 새로운 생태계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고 평가했다.

그는 “챗GPT가 유튜브보다도 큰 글로벌 거대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며 “원천·기반 기술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시장에 대해 미리 고민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소프트웨어 기술은 연구·개발(R&D)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 못지않게 일선 현장에 기술을 먼저 선보이고 사용자 반응을 보면서 빠른 속도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윤석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은 “선진국에서 기술을 들여와 제조업으로 승부를 보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며 “산학연이 혼연일체가 돼 정부출연연구소의 개방·혁신을 유도하고, 전략기술 육성 및 신산업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혁신생태계 조성을 통한 창업 활성화, 과감한 규제 철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준영·김호준·이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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