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에 ‘쓴소리’ 했다가…덩샤오핑 장남, 장애인聯 명예주석 자리 박탈

  • 문화일보
  • 입력 2023-09-2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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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덩샤오핑 장남 덩푸팡(왼쪽).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처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의 장남 덩푸팡(鄧朴方·79)이 중국장애인연합회(CDPF) 명예 주석 자리에서 물러났다.

22일 중국 관영통신인 신화사에 따르면 이틀 전 열린 연합회 제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덩푸팡이 물러나고 양샤오두가 신임 CDPF 명예 주석으로 선임됐다.

1944년 4월생인 덩푸팡은 1962년 베이징대 기술물리학과에 입학했으며, 1968년 문화대혁명 때 홍위병(문화혁명 초기 학생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준군사조직)의 협박에 시달리다가 베이징의 한 건물 3층에서 몸을 던진 후 하반신이 마비됐다.

1988년 중국장애인연합회를 창설해 오랜 기간 주석과 명예 주석을 맡아왔다.

중국 내 전체 장애인을 대표하는 이 연합회는 덩샤오핑이 배경에 있다는 점에서, 중국 최고 지도부도 함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위상이 높았다.

특히 덩푸팡은 2018년 9월 열린 CDPF 총회에서 시 주석을 겨냥한 쓴소리를 쏟아내 관심을 끈 바 있다. 그는 당시 "우리는 사실에 기반을 두고 진실을 추구해야 하며, 냉철한 마음을 지니고 우리의 주제를 알아야 한다"며 "우리는 거만하게 굴어서도 안 되며, 자신을 비하해서도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적인 불확실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이때 우리는 평화와 발전의 방향을 고수해야 하며, 협력적이고 윈-윈(Win-win)을 추구하는 국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 자체 문제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발언은 마오쩌둥(毛澤東)의 독재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집단지도체제와 "칼날의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실력을 기른다"는 도광양회(韜光養晦) 전략으로 미국과 충돌을 피하려 했던 부친의 노선에서 벗어나 일인 독재 체제를 강화하고 미국과 충돌하는 정치 및 외교 노선을 걷는 시 주석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당시는 시 주석이 2017년 19차 당대회로 2기 집권을 시작한 뒤 2018년 3월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 의지를 드러낸 상황이었다. 시 주석은 당시 ‘중국몽’(中國夢)을 내세우며 미국과 갈등을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하고 적극적인 외교정책으로 도광양회 전략 폐기를 공식화고 "떨쳐 일어나 할 일은 한다"는 ‘분발유위’(奮發有爲)를 강조했다.

이에 덩푸팡이 아직 명예 주석직을 수행할 수 있음에도 시 주석의 심기를 건드려 현직에서 물러나도록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덩푸팡의 5년 전 이 ‘쓴소리’ 연설이 있기 이틀 전 열린 CDPF 개막식에는 시 주석을 포함해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모두 참석했으나, 정작 연설 당일에는 모두 자리를 비웠다. 문제의 연설문은 CDPF 홈페이지에도 게재되지 않았으며, 연설 내용은 한 달이 훨씬 지나고 나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로 알려졌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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