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중요해진 옥석가리기[김성훈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

  • 문화일보
  • 입력 2023-11-03 11:37
  • 업데이트 2023-11-0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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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거래 절벽’을 넘어 ‘거래 실종’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꽁꽁 얼어붙어 그야말로 빙하기를 겪었습니다. 반면 올해 들어선 정부의 규제 완화 조치, 가격 하락에 대한 반작용, 금리 인상 중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시장이 정반대로 움직였습니다. 과열 우려가 제기되고, ‘묻지마 청약’도 재현됐습니다. 그러더니 최근엔 언제 그랬냐는 듯 소강 국면으로 접어든 상황입니다. 1순위 청약 경쟁률이 웬만하면 두 자릿수를 찍고 세 자릿수까지도 나오던 분양시장에서도 미계약 사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직방’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전국 1순위 청약경쟁률은 10.0 대 1로 8월 19.9 대 1에 견줘 뚝 떨어졌습니다. 10월에는 이상 기류가 더 심해지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경기 광명에서 ‘트리우스 광명’은 1순위 청약 결과 4.7 대 1의 경쟁률을 남겼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8개 타입 중 5개가 1순위 마감에 실패했습니다. 이 단지는 이른바 ‘국민평형(전용면적 84㎡)’의 분양가가 약 12억 원으로 고분양가 논란을 낳았던 곳입니다. 수원에서는 ‘힐스테이트 수원파크포레’가 일반분양 1순위 청약에서 미달 사태를 빚었습니다.

서울에서는 ‘호반써밋 개봉’이 9월 1순위 청약에서 25.2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결국 미계약 72가구가 나와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을 시행해야 했습니다. 무순위 청약의 평균 경쟁률은 14.9 대 1로 본청약보다 훨씬 낮았습니다.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도 1순위 경쟁률이 14 대 1이었으나, 상당수가 미계약돼 선착순 계약으로 넘어갔습니다.

청약 광풍이 일단 사그라진 것은 너무 오른 분양가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오늘이 제일 싸다’는 불안감에 시장이 과열됐지만, 수도권 신규 공급 단지에서 지나치게 비싼 분양가가 이어지자 수요자들에게 심리적 저항감이 생겼다는 겁니다. 또 분양가부터 너무 비싸서 향후 시세 차익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 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감 등도 한몫을 했을 거란 분석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분양 단지가 어려움을 겪는 건 아닙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거나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단지에는 여전히 청약이 몰리고 있습니다. 분상제 적용 단지인 ‘동탄 레이크파크 자연앤 e편한세상’은 경쟁률이 240 대 1에 달했습니다. 결국 분양가, 입지, 금리, 전반적인 경기 상황 등을 꼼꼼하게 따지면서 더욱 조심스럽게 옥석을 가려야 대실패를 피할 수 있습니다.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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