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행정망, 쪼개기 발주에 업무별 시스템 제각각… 관리 부실 불러”

  • 문화일보
  • 입력 2023-11-2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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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원인·대책 진단

“일부 오류에 전 시스템 마비
‘컨틴전시 플랜’ 약점 드러내”


정부 행정전산망 먹통 사태의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가운데 정보기술(IT) 업계와 전문가들은 20일 시스템상 일부가 고장 나더라도 전체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하는 ‘가용성 설계 관리 프로세스’나 해킹 장애 대비 등이 부족했던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희조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부 장비나 시스템 오류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시스템을 이중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장비나 서버 등 어떤 부분이 고장 나더라도 전체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고가용성 설계 관리 프로세스가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여러 가지 설계원리가 적용되지 않았던 것이 문제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고는 발생할 수도 있겠지만 디지털 강국이라는 나라에서 원인 파악도 안 되고 전산망 복구에 3일이나 걸렸다는 것은 국가의 ‘컨틴전시 플랜’에 취약점을 노출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국가 업무에서 병목현상처럼 막히는 분야가 분명 있을 것인데 이런 분야에 대해서는 완벽한 비상대책이 마련돼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행정전산망 관련 서버 보안프로그램 업데이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IT 업계에서는 대기업 입찰 제한 정책으로 공공전산망 구축을 여러 업체에 ‘쪼개기 발주’한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보자원관리원 서버와 하드웨어, 네트워크, 보안, 응용프로그램 등 영역별 참여 업체가 다르고 업무별로 프로그램과 시스템도 제각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각기 다른 영역에서 다른 업체들이 참여하다 보니 통합관리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대기업 참여를 제한했던 것은 IT 산업 분야에서 중소기업에 자리를 만들어주겠다는 취지였다”며 “사건이 터졌다고 이 정책이 무조건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비판이 아니라 비난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 내의 사고 대응 등이 가능한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교수는 “정부의 요구 사항에 맞게 시스템이 구현됐는지,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을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정부가 스스로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승주·임대환 기자
이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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