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야, 원전 생태계 손발 다 잘라놔… 고준위법도 자동폐기 위기”

  • 문화일보
  • 입력 2023-11-2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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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 ‘예산 삭감’ 비판

“민주, 정치적 목적으로 국정훼방
SMR 개발·수출 다 발목 잡혀”


글로벌 에너지 위기 구원 투수로 떠오른 원전 육성이 국회의 ‘에너지 정책 정쟁화’로 올스톱 위기에 처했다. 내년 예산이 상임위원회에서 전액 삭감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데 이어 사용후핵연료 처분장 마련을 위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특별법’도 22일 법안심사소위원회 통과 실패 시 자동 폐기될 공산이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제도권에서 입안된 정책을 정치적 목적을 가진 1~2명이 흔들어댄다는 것은 제왕적·후진적 행태”라며 “시간을 다투는 원전 생태계 복원과 연구개발(R&D)·폐기물 처리 등이 한꺼번에 발목 잡힌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21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원전 생태계 관련 예산 7개 항목 1814억 원을 대거 깎으면서 원전 산업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정부 관계자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대응하겠지만 복구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실상 손발을 다 잘라놓은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수출이 확정된 이집트 엘다바·루마니아 사업과 추진 중인 폴란드·체코 원전 수주에 제동이 걸렸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용후핵연료 포화에 따른 원전 셧다운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범진 한국원자력학회장(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은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탈(脫)원전을 추진하던 민주당이 집권당이었을 때도 깎지 않던 원전 생태계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한다는 것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게 아니라 훼방을 놓겠다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정 회장은 “예산안이라는 게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 만든 건데 소수가 전액을 삭감한다는 건 비정상적”이라며 “생태계 복구와 뒤늦게 속도를 내고 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도 “한국전력공사 적자 완화와 탈원전으로 고사한 생태계 복구는 시간을 다투는 시급한 일인데 (야당이) 정치적 목적을 갖고 예산을 움켜쥐고 있다”며 “고준위특별법 역시 원전이 택소노미상 친환경 에너지로 인정받기 위해 반드시 제정돼야 하는 법”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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