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 해결하려면 실손보험 먼저 고쳐야”

  • 문화일보
  • 입력 2023-11-21 11:51
  • 업데이트 2023-11-2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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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확대만으로는 부족”
복지부 “제도 개선 이어갈 것”


의료계 전문가들은 건강보험 비급여 진료와 실비손해보험 문제와 관련, “지금 상황을 방치하면 의료 붕괴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 또한 건보에서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진료와 실손보험 급증으로 발생하는 과잉진료와 의료비 상승 등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제도 개선 의지를 밝혔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 교수는 21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성형외과처럼 완전 비급여 항목 진료만 하는 영역에 대해 가격을 통제하는 것은 과도할 수 있지만, 무릎이나 허리가 아파 병원을 갔는데 도수치료 등을 남발해 권하는 것은 통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역대 정부들이 의료체계를 구조적으로 개편해야 하는데 그 과제를 방치했다”며 “문재인 정부에서도 건보 보장성을 강화한다고 하면서 비급여 진료와 실손보험 문제 개편에 눈을 감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병원 의사와 동네 병원 의사 수입 간 격차가 커지면서 대학병원을 뒤로하고 개원의를 선택하는 의사들이 늘고 있다”며 “‘응급실 뺑뺑이’ 문제 등은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으로만 해결할 수 없고 잘못된 의료 제도, 특히 실손보험 제도를 고치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지금과 같은 비급여진료와 실손보험 체계가 지속될 경우 의료 생태계가 왜곡되고 피해가 누적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지금 개혁하지 않으면 10년 후쯤에는 우리 국민의 의료비가 미국만큼 많아질 것”이라며 “당장 눈에 보이진 않지만 굉장히 심각한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도 최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과거에도 개원의들의 수입이 대학병원 의사들보다 많았지만, 최근에는 이게 더 가속화되고 있다”며 “그 원인이 실손보험으로 인한 비급여진료 항목의 과잉진료”라고 지적했다. 박 차관은 “세계 어느 나라든 의료보험은 보험자와 공급자 간의 계약인데, 한국의 실손보험은 공급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요즘은 개원의들이 먼저 환자들에게 실손보험을 들었는지 묻고 비급여 항목 진료를 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손보험 개선에 대한 정부의 개입 의지도 밝혔다. 박 차관은 “실손보험과 같은 제도는 의료보험의 기본도 갖추지 못한 보험으로 의료 붕괴의 한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며 “정부는 계속해서 실손보험에 대한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고 통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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