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싸움으로 드러난 ‘카카오 카르텔’

  • 문화일보
  • 입력 2023-11-29 11:50
  • 업데이트 2023-11-29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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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서울아레나 의혹에
김정호 경영지원총괄 공개비판

“800억공사 합의없이 업체선정
이런 ‘XXX’같은 문화 어딨나”

“특정부서 한달에 12번씩 골프
법인회원권 75% 통째로 매각”

카카오, 제보 접수 내부 감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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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출범한 카카오 외부감시기구 ‘준법과신뢰위원회’의 유일한 사내 위원인 김정호(56)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이 회사 내부의 방만한 경영 체계와 부실한 의사 결정 구조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던 ‘카카오 카르텔’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이어서 추이가 주목된다. 법인 골프회원권 운영, 제주 본사의 유휴 부지 개발 논란 외에도 ‘데이터센터(IDC) 안산’, ‘서울아레나’ 사업에서는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네이버 공동 창업자인 김 총괄은 두 달 전 카카오 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CA협의체에 합류해 계열사 경영진 인사와 사내 결재 체계 등을 개편하는 작업을 총괄하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의혹을 투명하게 규명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29일 중 낼 계획이다.

김 총괄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법인 골프 회원권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그는 “(지난 9월) 첫 출근 날 김범수 창업자가 법인 골프 회원권을 조사해 정리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 총괄은 “조사해 보니 100여 명의 대표이사들은 골프 회원권이 없었는데, 특정 부서만 투어 프로 수준으로 치고 있었다”며 “한 달에 12번”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골프 회원권을 75% 정도 통째로 매각하겠다”고 보고하고 김 창업자로부터 ‘비상경영회의 때 PT(프레젠테이션) 발표도 하고 정식 결재를 올려달라’는 답을 받았다고 했다.

앞서 28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22일 오후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열린 내부 조직장 회의에서 나온 제주 부지 개발 사업과 관련한 문제를 폭로했다. 그는 제주 본사의 유휴 부지 개발 사업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이 자리에서 ‘지역 상생형 디지털 콘텐츠 제작센터’를 짓기 위해 카카오스페이스 직원인 카카오 AI캠퍼스 건축팀 28명을 투입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한 임원이 이미 정해진 (하청) 업체가 있다면서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김 총괄은 회의에서 욕설을 하게 된 경위도 밝혔다. 해당 임원이 결재나 합의 없이 해당 업무의 외주 업체를 선정했다는 사실에 “분노가 폭발했다”고 했다. 그는 “700억∼800억 원 규모의 공사 업체를 담당 임원이 결재·합의도 없이 주장하는데 모두 가만히 있는가. 이런 개X신 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라고 했다면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카카오는 지난달 경기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에 준공한 데이터센터 안산과 2025년 서울 도봉구에 준공 예정인 복합문화공간 ‘서울아레나’의 공사 업체 선정에 대한 비리 제보를 접수하고 내부 감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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