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도시공원 지정’ 경제가치·삶의 질 함께 높인다[기고]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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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 지영일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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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대한민국 생물 다양성의 보고로 168개 섬과 연안을 따라 드넓게 펼쳐진 갯벌, S자 생태 축이 한복판을 가로지른 도시다. 특히 연안 습지인 갯벌은 많은 훼손에도 불구하고 탄소흡수원인 ‘블루카본’으로서의 기능도 훌륭히 해내고 있다. 비약적 발전으로 얻은 자부심 못지않게 고유한 정체성으로 규정지을 요소다.

그럼에도 실제로 바다에 닿기 어려운 지금이다. 도무지 갯벌과 그리 상관없는 삶을 사는 인천시민이 되었다. 도시가 덩치를 키우는 사이 경제적 성장에만 몰두하거나, 생태환경자원의 희생만을 앞세운 개발이 이뤄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제는 도시의 품격, 시민 삶의 질과 더불어 조화와 균형의 도시로의 ‘업그레이드’에 집중해야 하는 때라고 본다.

그 분수령으로 인천 남동구 소래습지에 대한 국가도시공원 지정을 생각할 수 있다. 각종 저서생물과 이동성 물새들, 풍부한 염생식물이 소래습지를 터전으로 살아간다. 국가도시공원이 된다면 그 자체로의 생태적 우수성과 가치에 대한 평가는 물론 국내외를 대표할 영예도 얻는 셈이다. 갯벌을 희생한 대가로 발전한 도시가 앞으로는 갯벌 보호와 지속 가능한 이용에 있어서의 선도자가 될 디딤돌이기도 하다. 잘 갖춰놓은 도시 인프라에 더해 청정 갯벌, 풍요로운 갯벌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면 그러한 도시는 가장 살 만한 도시이자 방문하고 싶은 도시이지 않을까? 국내적으로 순천시와 신안군, 고창군이 그렇다. 국외로 보면 홍콩의 마이포습지, 영국 런던의 런던습지센터, 유럽의 와덴해 갯벌 등을 꼽을 수 있다. 경제적 부가가치와 주민 삶의 질을 동시에 높인 경우들이다.

소래습지의 경우 또 다른 매력을 품은 갯벌이다. 수도권에서는 이미 사라지고 없는 염전 관련 문화와 생활사가 고스란히 남았기 때문이다. 비록 작은 면적이지만 전통 방식의 천일염을 여전히 생산하고 있다. 또 1936년쯤 건축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금창고(50평) 1동이 남아 있다. 규모나 시원을 보면 천일염전 소금창고 중 가장 오래돼 남다른 역사·문화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가 도시적 삶과 함께 자연이 주는 혜택이 있어야 하는 존재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생존이나 치유, 휴식을 위해 타 생명과 그 터전을 지키고 풍요롭게 가꿀 필요가 있다. 역사·문화적 가치까지 품은 소래습지를 국가도시공원, 그것도 제1호로 세운다면 매우 큰 경사일 것이다. 이를 통해 도시가 생태공간과의 조화를 어떻게 이룰지, 소중한 생태자원의 지속 가능한 활용의 모델은 무엇일지를 가늠할 잣대가 마련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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