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중국’에 임금체불이 웬 말?…개혁개방을 허(許)하라[차이나인사이드]

  • 문화일보
  • 입력 2024-01-01 14:49
  • 업데이트 2024-01-0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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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19일 중국 둥관의 한 제조업체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임금 체불에 항의하며 옥상에 올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유튜브 캡처



중국 곳곳서 임금체불 항의 시위
지난 3년간보다 올해 시위 더 많아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개혁개방의 핵심은 안정이다. 중국은 혼란에 빠져서는 안 되고, 이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도 전달해야 한다”

전 중국의 지도자인 덩샤오핑(鄧小平)은 지난 1989년 3월, 공산당 중앙위원회에서 간부들과의 만남에서 이같이 말했다. 개혁개방 정책 추진으로 중국 경제가 발전하기 시작했지만 심각한 빈부격차와 부정부패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 및 대학생들의 항의 시위 분위기가 고조된 데 대해 이를 막도록 주문한 것이다. 그러나 결국 중국인들의 불만은 종식되지 못했고, 이는 일련의 사건들을 거쳐 그 해 6월 톈안먼(天安門) 사태로 이어지게 된다. 중국은 이 이후 민간 시위 등을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2023년 중국 각지에서 끊임없이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 홍콩의 중국 노동감시매체 중궈라오궁텅쉰(中國勞工通訊)에 따르면 올해 중국에선 지난 27일까지 총 1919건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는 코로나 기간이었던 지난 3년을 더 합친 것보다 많은 숫자다. 특히 상반기에 741건의 시위가 벌어진 반면, 이후 하반기에는 1178건의 시위가 벌어진 것으로 연말로 갈수록 더 많은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27일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한 시립 건설회사 노동자들은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측에 항의를 하며 시위를 벌였다. 지난 24∼25일엔 상하이(上海) 비욘드 마트의 직원 800여 명이 보상금 지급에 항의하며 시위를 이어갔다. 지난 19일 중국 광둥(廣東)성 둥관(童寬)의 한 공장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사측의 임금 체불에 항의하며 건물 옥상에서 투신 시위를 벌였다. 시위를 엄격하게 단속하는 중국에서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시위가 ‘생존’과 관련이 돼 더 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많은 기업이 임금을 주지 못한 상황에 직면했고, 생존에서 극한에 몰린 노동자들이 더 참지 못하고 봉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1989년 대규모 시위가 개혁개방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면, 최근 시위는 개혁개방의 가속화를 부르짖고 있다. 정부 당국의 강력한 규제가 더 이상 외국 자본을 끌어오지도 못하고 내부 단속 속에 중국 경제가 비관적이 되며 생존의 어려움이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 변호사 출신 인권운동가 라이젠핑(賴建平)은 에포크타임스에 “많은 사람들이 생활을 유지하고 가족을 부양하거나 자녀를 교육시키지 못하는 빈곤에 직면해 있다”며 “이들은 법적 권리를 요구하며 일어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상당한 산업 기반과 투자가 외국으로부터 들어오고 있는데 정부의 강력한 통제로 외국 투자자들은 중국에 투자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투자가 어려워지면 생산도 없고, 실업자들은 더 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개혁개방 가속화를 주장하지만, 연말에도 게임산업 규제안 등이 등장하는 중국의 2024년 경제정책이 달라지는 부분이 있을지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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