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매화꽃을 하이드로솔 제조법으로 처리… 떫은 맛 없이 꽃 향기만 오롯이 담은 젤라토[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문화일보
  • 입력 2024-04-02 09:13
  • 업데이트 2024-04-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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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왼쪽 사진은 피에트라의 매화 젤라토 재료로 쓰인 전남 구례의 매화. 오른쪽은 피에트라의 젤라토.



■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젤라토 전문점 ‘피에트라’

얼마 전 전남 구례에서 식자재를 직접 재배해 국내 레스토랑과 식음 업체 등에 납품하는 ‘보타닉 남도’라는 이름의 농장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구례는 우리 밀의 재배가 이뤄지는 곳이라 밀재배 철에 방문해 수확을 체험하는 시간을 보냈던 추억이 있습니다. 다녀온 지 몇 년이 돼서 이제 기억도 가물가물하던 구례오일장도 오랜만에 찾을 수 있었고, 시원한 다슬기탕에 맛깔스러운 찬을 곁들여서 구수한 끼니를 맛볼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보타닉 남도를 방문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노천에서 겨우내 땅의 기운을 차곡차곡 모아 온 힘이 넘치는 토양에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운 튤립과 로즈메리, 차이브 등의 다양한 허브들부터 월동 쪽파, 당귀 순, 어린 달래들로 보타닉 남도의 밭은 풍요로웠습니다.

보타닉 남도에는 매화가 한창이었습니다. 매실나무에서 꽃을 채취하는 작업을 도우며 우리가 알고 있는 매화의 진한 향을 고스란히 코끝에 담아낼 수 있었습니다. 마침 보타닉 남도가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젤라토 전문점 ‘피에트라’로부터 매화 젤라토를 만들기 위한 꽃 주문을 받아 바빴는데, 꽃을 채취하는데 조금이나마 손을 보탰습니다. 구례에서 피어나는 매화꽃으로 젤라토를 만들다니요! 설레는 마음으로 재빨리 손을 움직였습니다.

서울로 올라와서 구례의 매화로 만든 매화 젤라토를 맛보러 연남동으로 향했습니다. 피에트라는 순수한 식재료로 자연스러운 맛을 뽑아내는 곳으로 이미 정평이 나 있는 곳입니다. 2021년 2월, 연남동 경의선 숲길 끝자락에 둥지를 튼 후, 지금까지 우직하게 자리를 지키는 돌처럼, ‘진짜 젤라토(pure gelato)’를 만들고자 하는 마음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건축을 전공했던 신석 대표의 단단한 마음만큼이나 피에트라는 재료에 대한 선별부터 유난합니다. 이번 매화 젤라토는 특히 향기가 워낙 화려하고 매력적이었지만, 식물이 가진 쓰고 떫은 원물의 맛을 감소시키기 위해 하이드로솔 제조법을 사용해 매화 향만을 오롯이 담아낸 젤라토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식재료에 대한 고민과 연구를 통해 자연이 주는 천연의 맛과 향을 키워내는 농부와 이를 자신의 전문 기술로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맛을 지닌 식품으로 매만지는 전문가의 만남이란 얼마나 믿음직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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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트라는 여기에 더해 다시금 자연으로 돌아가는 순환을 생각하며 환경에 대한 고민을 해오고 있습니다. 제로 웨이스트를 지향하는 피에트라는 100% 사탕수수로 만든 종이컵과 라벨 스티커,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스푼 등 생분해 처리가 되는 친환경 제품들을 사용합니다. 원물의 양이 많지 않은 시즌 한정 제품이라 아마 이번 주 일요일까지만 한정적으로 제품판매가 이뤄질 거라 예상하지만, 많은 분이 이 봄의 진한 매화향을 젤라토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도 둥굴레나 다른 한국 식재료로 만들어 낼 젤라토 메뉴들도 많이 기대해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375-116 1층. 월요일 휴무. 낮 12시∼오후 10시.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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