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네 불청객이 찾아왔다 [영화 : 인사이드 아웃 2]

  • 문화일보
  • 입력 2024-06-12 10:00
  • 업데이트 2024-06-1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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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오늘 개봉

기쁨·슬픔이 이끄는 전편과 달리
‘불안’ 통해 사춘기 요동치는 마음 대변
‘자아’라는 새 설정 통해 이야기 확장

어른으로 가는 관문 통과하면서
모든 기억·감정·신념의 소중함 깨달아
‘라일리의 성장’ 한마음으로 응원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의 마지막, 불길하게 빛나던 빨간색 ‘사춘기’ 버튼을 기억하는가. 12일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2’(감독 켈시 만)는 어느 날 그 사춘기 버튼이 울리면서 시작된다. 작품은 전편의 익숙한 재미를 간직한 채, 다양한 설정을 추가하며, 이야기를 확장시키는 영리한 속편의 전형이다.

사람의 머릿속 감정을 의인화하고, 감정들의 활약에 따라 소녀 라일리의 변화하는 내면을 묘사하며 공감과 웃음을 줬던 ‘인사이드 아웃’의 매력은 이번에도 유효하다. 여기에 라일리가 사춘기에 접어들며, 새로운 감정이 추가됐다. ‘기쁨’과 ‘슬픔’이 전편을 이끌었다면, 이번엔 ‘불안’이 사춘기 소녀의 요동치는 마음을 대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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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은 가고, ‘불안’이 온다

라일리의 머릿속엔 기쁨·슬픔·분노·까칠·소심이란 다섯 가지 캐릭터가 살고 있다. 13세 중학생이 된 라일리가 ‘진짜 사춘기’를 맞으며, 불안·당황·부럽·따분이란 새로운 감정이 ‘본부’에 들이닥친다. 사춘기가 되며 감정은 보다 예민해지고, 신경 쓸 것도 많아진다. 기쁨이가 주도하는 감정 컨트롤에 자꾸만 문제가 생기고, 불안이는 자신이 주도하는 새로운 질서를 선언하며 옛 감정들을 가둔다. “라일리의 삶엔 더 복잡한 감정들이 필요해.”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뺀’ 상황에서 현실의 라일리는 동경하는 고등학교 아이스하키팀 여름 캠프에 친한 친구들과 함께 참가하고, 팀에 선발되고 싶어 한다. 캠프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선배들과 친해지려면, 기존 친구들과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기쁨이가 주도했다면 현재의 우정을 선택했겠지만, 불안이는 목표지향적으로 라일리를 다그친다. 보이지 않는 위험을 대비해 미래 계획을 세우는 습성 때문. 그 결과 라일리는 ‘난 좋은 사람이야’란 긍정적인 자아상과 점점 멀어지고, ‘난 부족해’란 부정적인 자아가 형성된다.

‘자아’란 이번 작품에서 새롭게 추가된 설정이다. 라일리의 수많은 기억 중 일정한 기억 구슬을 ‘신념 저장소’로 보내면, 한 가닥 실같이 생긴 신념이 생기고, 그 신념이 모여 자아가 형성된다는 구조다.

◇우리 모두의 성장을 응원한다

불안이는 기쁨이가 주도해서 만들었던 ‘좋은 사람’이란 자아를 일종의 소각장인 ‘기억의 저편’으로 보낸다. 그사이 기쁨이 등 옛 감정 5인방은 ‘좋은 사람’ 자아를 되찾으러 기억의 저편을 향해 모험을 떠난다. 전편에서 기쁨이와 슬픔이가 좋은 핵심 기억을 찾아 모험을 떠난 것과 유사한 구조다. 모험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는다는 점도 비슷하다. 기쁨이는 예전에 자신이 기억의 저편으로 보냈던 라일리의 수많은 부정적인 기억 구슬들과 마주한다. 전편이 슬픔이 있어야 기쁨도 있음을 역설했다면, 이번엔 모든 기억과 감정들, 그에 따른 모든 신념은 소중하다고, 그래서 “라일리의 모든 것을 사랑해”라고 고백한다.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겪으며 라일리는 복합적 자아를 가진 어른이 돼간다.

어른으로 가는 관문인 사춘기를 이보다 아름답게 통과시킬 수 있을까. 작품은 공감의 미덕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라일리와 엄마·아빠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던 전편과 달리, 성장한 라일리와 친구·동료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건 탁월하다. 라일리가 나이를 먹으며 변하듯, 부모님과의 관계가 모든 세계였던 어린 시절을 지나 친구와의 우정이 나의 우주가 된 경험은 관객 누구나 있을 테니 말이다. 그 결과 작품 속에서 감정들이 라일리의 행복을 응원하듯 관객들은 라일리의 성장을 응원할 수밖에 없다. 사실 라일리는 저마다 우리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전편의 출연진이 그대로 목소리 연기를 한 가운데,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신예 배우 마야 호크가 ‘불안’으로 열연했다. 프랑스 배우 아델 엑사르쇼풀로스의 ‘따분’ 연기도 매력적이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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