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 의약품 원료 수입않고 개발… ‘생약 주권’ 확보·강화한다[안전한 食·醫·藥, 국민건강 일군다]

  • 문화일보
  • 입력 2024-06-18 09:07
  • 업데이트 2024-06-1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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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제주 서귀포시 상효동에 있는 생약 전시·체험 복합문화공간 ‘생약누리’의 ‘생약표본실’에 아시아 대왕자라의 등껍질, 녹용, 우각, 천산갑 껍질 등 대한민국약전에 실려 있는 대표적인 생약 3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김동훈 기자



■ 안전한 食·醫·藥, 국민건강 일군다
생물자원 중요성 알리는 ‘식약처 국립생약자원관’

생약 자원 기준·규격 마련
‘대한민국약전’에 등재 관리
국내 없는 용안육 등도 재배

개관1년 맞은 제주 ‘생약누리’
천산갑 껍질·팔각회향 눈길
표본 300여점 등 전시·홍보

“분쟁땐 치료제 못 만들 수도
생약 자원, 안보에까지 영향”


제주 =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

“여덟 개로 갈라진 별 모양 열매의 이름은 ‘팔각회향’입니다. 이 특이하게 생긴 열매가 인플루엔자(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만드는 데 쓰이는 것 알고 계신가요?” 제주 서귀포시 상효동에 위치한 생약 전시·체험 복합문화공간 ‘생약누리’는 생약 원료들을 전시하고 효능과 사용처를 알기 쉽게 보여준다. 지난 13일 생약누리 전시관에서는 사슴, 나무 등 생약 자원으로 가득한 대형 스크린이 방문객을 맞이했다. 한 방문객이 안내에 따라 박수를 치고 양팔을 위로 들자 곰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이어 꽃이 등장하는 등 생약이 될 수 있는 것들이 화면에 표시됐다. 전시관 내 생약표본관으로 이동하자 아시아 대왕자라 등껍질, 호랑이 뼈, 천산갑 껍질 등 다양한 동물의 실제 표본이 전시돼 가공 방식과 효능을 알 수 있다. 현미경으로 생약 재료를 관찰하거나 생약 원료인 청귤로 주스를 만드는 등 전시관을 찾은 사람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생약을 배웠다.

‘생약누리’는 생약과 세상을 의미하는 누리의 합성어다. 이곳은 다양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생약의 모든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생약은 식물·동물·광물·미생물 등 자연에서 얻은 자원을 그대로 또는 가공해 의약품이나 의약품 원료로 쓰는 것을 말한다. 생약은 왜 중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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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약 주권 확보의 중요성을 누구나 알기 쉬운 전시로 = 생물자원의 확보와 보존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자 생물자원 주권 확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4월 28일 개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립생약자원관 제주센터 내 전시관 생약누리는 생물자원 중 생약의 중요성을 누구나 알기 쉽게 전시한다. 생약누리 전시관은 지난해 개관 후 약 7500명이 방문했다. 서귀포시에 위치한 어린이집 원생들부터 진로 탐색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한 중·고등학생, 대학생과 전문가, 일반인들과 관광객 등 다양한 방문객들이 찾았다.

전시관은 △대한민국약전에 수재된 대표 생약 300여 점을 전시한 ‘생약표본실’ △생약의 역사, 자원 감별, 표본 제작, 생약의 다양한 활용 등을 학습할 수 있는 ‘생약연구소’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생약을 직접 보고, 만지고, 맛보며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생약공방’ △특별전시가 가능한 ‘기획전시실’ 등으로 이뤄져 있다. 전시관은 ‘전문인력 양성 확대’라는 다른 박물관과 차별되는 목표도 있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진로탐험’ 프로그램과 대학생·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생약 인재 양성’ 프로그램은 미래 생약 연구 등 생약과 관련된 진로를 모색하는 학생들을 양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손수정 식약처 의료제품연구부 부장은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되면서 다른 국가의 생물자원을 사용하기 위해선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며 “생약누리는 한국 생약자원을 홍보·교육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했다. 손 부장은 “생약자원은 유한 자원이고 우리 자원으로 갖고 있지 않으면 나중에 의료제품에 관한 산업이나 안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생약 주권을 가지는 것은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립생약자원관 제주 센터는 아열대 기후 특성에 집중 = 국립생약자원관에선 제약업계가 외국에 로열티 지불 없이 신제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생약자원을 확보하고 과학적 품질 관리에 필요한 생약표준품을 제조·분양한다. 기준·규격 개발 연구 등으로 품질이 확보된 자원을 대한민국약전에 싣고, 세계적으로 우수한 국내 의약품이 개발돼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재 국내 국립생약자원관은 한반도 기후 특성을 고려해 충북 옥천군의 옥천센터, 강원 양구군의 양구센터, 제주센터 등 3개 지역에서 센터를 운영한다.

제주센터는 제주도 내 자생하고 있는 생약자원과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외 아열대 생약자원의 시범재배 연구를 추진한다. 제주센터는 침향·육계 등 17종에 대해 시범재배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전시 온실엔 국내에서 보기 어려운 아열대성 약용식물인 소팔메토, 노니, 용안육, 파두 등 35종이 전시돼 있다. 이를 통해 품질이 확보된 국내 재배 아열대 생약자원으로 산업계 등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식약처는 연구동에서 제작된 식물 표본들이 ‘세계식물표본관 총람(Index Herbariorum)’에 등재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국립생약자원관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아열대 생약자원을 활용해 의약품,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의 원료로 신제품 개발이 촉진될 수 있도록 자원 확보 및 품질 관리 연구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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