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체리 따고, 빨간 고추장 담고, 초록 숲 걸어요… ‘색다른’ 농촌 체험[농촌愛올래]

  • 문화일보
  • 입력 2024-06-1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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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4일 충북 음성군 소이면 갑산리에 있는 경아네 체리농원에서 농촌 체험 관광객이 체리를 수확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 농촌愛올래 - 2024년 농촌관광 사업
(3) 충북 음성 ‘니나농’

봉학골 산림욕장서 산책 후
‘경아네 체리농원’ 수확체험
검붉은 외국산보다 맛 좋아
기업 단위 단체관광객 늘어

메주농원서 고추장도 담가
“가족들과 함께 다시오고파”


음성=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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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를 너무 많이 담으면 눌려 으깨질 수 있습니다. 적당히 담으셔야 집에서 맛있게 드실 수 있어요.”

지난 14일 충북 음성군 소이면 갑산리에 위치한 ‘경아네 체리농원’에는 30∼40대 성인 남녀들이 체리나무 아래에서 체리를 따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날은 올해 중 가장 무더운 날씨가 될 것이란 아침의 예보가 딱 맞아떨어져 오후 2시의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어섰다. 이른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체리를 따는 사람들의 얼굴은 아이처럼 천진하기 그지없었다.

이날 경아네 체리농원을 찾은 27명의 성인 남녀들은 모두 충북 음성군 대소면에 위치한 식품기업 P사 생산본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다. 매달 직원들의 단합과 사기 충전, 소통을 목적으로 사내에서 자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처음으로 농촌 체험 관광을 선택한 것이다. 같은 음성 지역에 있지만 체리 농장은 이들에게도 이색적인 곳이다. 주로 미국산 혹은 검붉은 수입 체리가 이들에겐 익숙했지만, 경아네 농원에서 키우는 체리의 색은 노란색 붉은빛이 돌아, 자칫 덜 익은 것으로 오해를 살 만했다. 다수 노란 빛깔 체리 옆엔 검붉은 색 체리를 달고 있는 나무도 있었지만 농장 주인이자 갑산1리 이장인 신홍인 씨는 “검붉은 것이 덜 익은 것이니 따지 말고 노란 빛깔 열매를 따시면 됩니다”라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실제로 노란색 붉은 빛깔 체리가 다 익어 수확에 이른 것이다. 신 씨는 “6월 초부터 말까지가 체리 수확 시기”라며 “이맘때 체리가 가장 달고 맛있는데, 체리 당도가 무려 20브릭스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시중에 파는 과일 가운데 단맛이 강한 망고나 포도의 당도가 대체로 18브릭스 수준이니 국산 체리가 얼마나 단지 이해가 됐다. 실제로 맛을 본 체험객들은 너무 달다며 연신 감탄했다. 이들은 수확용으로 나눠준 플라스틱 용기가 아쉬운지 수확한 체리를 담는 것보다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는 일을 쉬지 않았다. 이날 프로그램에 참여한 P사 직원들은 인근 봉학골 산림욕장에서 1시간가량을 걷거나 앉아서 휴식을 취한 다음 체리농원으로 이동한 터였다.

사실 작년엔 봄철 냉해가 심해 체리 수확 체험 자체를 하기 어려웠으나 올해는 일조량도 충분하고 체리 결실도 잘돼 체험객들의 수확 체험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신 씨의 설명이다. 체리 수확 체험도 날씨의 영향을 받는 셈이다. 이른 무더위로 농사짓는 것 자체는 힘들지만 체리 생육환경으로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신 씨는 “지난주 체리축제도 열고 체리 수확 체험 반응이 매우 좋다”며 “국산 체리를 맛볼 수 있는 기회도 이번 달 말이면 끝”이라고 전했다.

충북 음성군은 지역 단위 농촌관광 브랜드인 ‘니나농’ 농촌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음성 지역의 자연경관과 문화 자산 등을 활용해 다양한 체험, 볼거리, 먹을거리 등으로 구성해 체험 관광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박화정 잼토리 대표는 이날 P사 직원들을 봉학골 산림욕장과 원조 장수촌으로 안내하며 음성 농촌 체험 관광의 재미를 더하고 있었다. 올해는 기업 단위로 체험을 즐기러 오는 단체 관광객들이 많다는 게 특징. 평소 직장에서 일로만 마주치던 동료들과 농촌으로 나와 이색적인 체험을 하는 것이 이들에게도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이다. P사 직원인 이승구 씨와 조성주 씨는 같은 곳에서 함께 일을 한 지 16년이나 됐지만 이렇게 함께 나와 농촌 체험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 씨는 “아이들이 농촌을 경험할 수 있도록 체험 관광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은 있지만 회사 동료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매번 직장에서 보는 거랑 여기서 보는 거랑 또 다른 느낌”이라며 웃었다. 함께한 조 씨도 “저 형님과 회사에서만 만났었는데 같이 수확 체험 등을 할 줄은 상상도 해보지 않았다”며 “확실히 재밌고 이색적이다”라며 맞장구쳤다.

체리 농장을 떠나 이동한 곳은 금왕읍 본대리에 위치한 선돌메주농원. 이곳을 운영하는 김영란 대표의 지시에 따라 P사 직원들은 ‘10분 고추장’ 만들기에 돌입했다. 김 대표가 2012년 농촌진흥청에서 기술 이전을 받아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업그레이드한 밀키트 형태의 고추장 재료가 사람들 앞에 놓였다. 용기에 재료를 넣고 물만 부으면 끝. 이후엔 계속 젓기만 하면 된다. 같은 회사 김은옥 씨는 “사실 집에서도 고추장을 담가본 적이 없는데 여기 와서 처음 해본다”며 “오늘 만든 걸 집에 갖고 가 자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다른 여직원들도 평소 그냥 사다 먹던 고추장을 직접 나와 만들어보는 것이 너무 재밌다며 가족들과 함께 농촌 체험 관광을 다시 나오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P사에서 이번 프로그램을 추진한 송원용 씨는 “1달에 한 번씩 사내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기 충전 및 단합을 목적으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는데, 설문조사 등을 통해 본 결과 농촌 체험 관광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며 “업무 이외 새로운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새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어서 사내 농촌 체험 관광을 당분간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식품기업인 P사의 농촌관광 체험객들이 충북 음성군 소재 봉학골 산림욕장을 거닐고 있다.



“‘음성’하면 ‘농촌관광’ 떠오르도록… 남녀노소 즐기는 프로그램 기획했죠”

■ 박화정 잼토리 대표


“‘음성 볼 게 있었나?’라는 물음표가 아니라, ‘니나농 농촌관광 너무 재미있지!’ ‘음성군 농촌관광 꼭 가봐야 해!’라는 느낌표를 주는 농촌관광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죠.”

올해로 4년째 충북 음성군에서 농촌 체험 관광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박화정 잼토리 대표는 매년 프로그램을 새롭게 만드는 것에 공을 들인다. 여행객들이 음성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이 가장 큰 일이다. 그는 올해 니나농 프로그램에 대해 “지난해보다 개별 여행객을 위한 여행 상품이 더 많이 생겼고, 맞춤형 프로그램이 전문 기획자들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다”며 “작년엔 농촌 프로그램 콘셉트로만 진행됐다면, 올해부터는 음성 지역에 각종 공장이 많다는 점을 활용해 기존에 운영되던 공장 투어를 농촌 투어와 결합해서 농·공장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농사짓는 곳만 돌아보는 것이 체험 관광이 아니라 해당 지역에 소재한 공장 견학도 관광 프로그램에 포함시켜 여행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박 대표는 농촌 체험 관광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즐길 수 있는 매력이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여행객들은 아이들이 즐기면 부모도 같이 행복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기에 프로그램의 핵심이 아이들 중심으로 많이 진행된다”며 “기업 단위 여행객들의 경우 힐링, 휴식, 편안함, 가끔은 새로운 체험을 많이 원해 이들에게 적합한 프로그램 내용을 넣어 관심을 끈다”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진행한 P사 체험 관광도 기존의 농촌 수확 체험에 지역의 산림욕장, 휴양림들을 이용한 프로그램을 결합해 직장인들이 업무에서 벗어났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구성했다. 박 대표는 “음성 지역 농촌관광이 정말로 여행객들에게 인정받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음성 지역 단위 농촌관광 브랜드인 니나농이 자리 잡아 충북 음성군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재미있는 농촌 관광 프로그램이 있다고 소비자들이 인식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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