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손가정 찾아 쓰레기 버리고 정리 착착…“무너진 삶, 다시 세우죠”[나눔 실천하는 초록빛 능력자들]

  • 문화일보
  • 입력 2024-06-19 09:01
  • 업데이트 2024-06-1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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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태점 대표와 대구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진행하는 정리수납 2급 과정 수강생들이 지난 5월 16일 주거취약가정을 방문해 환경 개선 봉사를 하고있다. 초록우산 제공



■ 나눔 실천하는 초록빛 능력자들
- 대구 정리수납업체 ‘이유있는 정리’ 김태점 대표

열악한 환경에 방치된 아이들
쾌적하고 깨끗한 곳서 자라게

‘정리정돈’이라는 특기 하나가
이웃에 큰 보탬될수 있어 행복

주민동아리 꾸려 지역봉사 진행
아동 보호망 구축 등 적극 활동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 결손가정에 찾아가 집에 가득 쌓여 있던 쓰레기를 버리고 처음으로 아이에게 방을 만들어 줬어요. 그 아이가 너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세상 모든 아이들이 좀 더 쾌적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도록 돕는 게 ‘어른의 마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대구 달서구에서 정리수납업체인 ‘이유있는 정리’를 운영 중인 김태점 대표는 2017년 처음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나눔의 기쁨’을 느낀 뒤 꾸준히 봉사를 이어 오고 있다. 김 대표는 “정리정돈을 잘하는 내 특기가 누군가가 행복해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자 삶이 바뀌었다”고 했다. 주변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사람이고 싶다는 마음에 김 대표는 정리수납일을 업으로 삼았다. ‘이유있는 정리’는 장애·지병 등 다양한 이유로 정리·수납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환경 개선을 돕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정리수납서비스뿐만 아니라 정리수납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 주거 취약계층 대상 봉사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그의 철학은 지역 주민들에게 안락한 보금자리를 선물하고 새로운 삶을 선물한다는 생각으로 ‘매 순간 진심을 다하는 것’이다. 후원·봉사 등 나눔을 실천하며 이웃에게 도움이 되는 사회적 기업이 되는 것이 그의 향후 목표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태점(오른쪽) 대표가 지난해 6월 14일 초록우산 그린리더클럽 위촉식에 참여한 모습. 초록우산 제공



김 대표는 저소득 가정에 거주하는 아동들을 위한 정리수납 봉사를 하면서부터 초록우산과 인연을 맺었다. 아동들이 쓰레기가 방치된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서 건강이 나빠지고 집에 대한 콤플렉스를 갖고 살아가는 걸 보며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다’는 걸 새삼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5월부터 초록우산에 매달 10만 원씩 정기후원을 하고 있고, 그린리더클럽의 일원으로 대구종합사회복지관이나 대구지역본부의 저소득 가정 아동 주거환경 개선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부터는 더 체계적으로 봉사활동을 진행하기 위해 대구종합사회복지관 내 ‘정인-바른 정리수납으로 정을 나누는 사람들’이라는 이름의 주민동아리를 꾸려 지역 참여형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해당 봉사단은 지역사회 내 주거환경개선이 필요한 아동가정 사례를 발굴하고 사후 모니터에도 협력해 지역 내 ‘아동 보호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주거 환경 개선이 한 개인의 무너진 삶을 바로 세울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만난 주거 취약계층에는 경제적인 어려움뿐 아니라 마음이 망가져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았다. 김 대표는 “정리 정돈된 집을 본 고객들이 ‘엉망진창인 집이 꼭 내 삶처럼 느껴져 애착을 갖지 못하고 방치하고 있었는데, 공간이 깨끗해진 걸 보니 다시 마음을 다잡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특히, 김 대표는 아동 문제에 대한 어른들의 작은 관심이 열악한 환경에 놓인 아동들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깨끗한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지만, 주거환경이 열악한 가정의 아동들은 본인이 선택권이 없었음에도, 청결하지 못한 집에 방치돼 건강이 악화된다”며 “정서적·육체적 어려움을 겪는 아동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아동 주거환경 봉사가 더 확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초록우산과의 동행을 통해 자신이 ‘더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제가 개인 방을 만들어주자 너무 행복해하며 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청소를 하던 아이가 기억에 남습니다. 더 많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무엇이 희망이 될지에 대한 관심을 갖고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주길 바랍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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