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밀착에 한.러 관계도 위기...‘레드라인’ 넘어가나

  • 문화일보
  • 입력 2024-06-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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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VIETNAM RUSSIA DIPLOMACY 북한에 이어 베트남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베트남 정상과 한 행사에 참석해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6·19 북·러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군사 동맹에 이르는 조약이 체결되면서 한국과 러시아 관계가 타협 없는 최악의 구도로 흐르고 있다. 러시아가 우리 측이 사실상 ‘레드 라인’(한계선)으로 제시한 ‘유사 시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을 전격 북한과 체결한 데 대한 후폭풍이다. 이에 우리는 러시아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우크라이나 살상 무기 지원 검토에 나설 것을 시사하면서 한·러 관계의 ‘완충 장치’가 실종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대통령실은 ‘살상 무기 지원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 중이어서 관계 개선 여지는 남겨뒀다.

2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서 체결된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관련 조약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1961년 조·소동맹조약 1조의 ‘유사시 자동개입조항’과 유사한 제 4조에 대해 ‘완전한 군사 동맹’ 성격인지를 파악 중이다. 이는 우리가 ‘레드라인’이라고 러시아에 공개 경고한 사안이다. 이에 조만간 러시아 측 입장도 구체적으로 청취할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조항에는 ‘쌍방 중 일방이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면 타방은 유엔헌장 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연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돼 있다. 휴전 상태인 우리에겐 심각한 안보 위협에 해당한다.

다만, ‘유엔헌장 51조’(자위권)와 ‘북·러 국내법’을 준용한다는 단서가 있다는 점에서 조건과 상황에 따라 군사 개입 여부를 결정하는 내용이란 해석도 있다. 홍완석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자동 군사 개입 보다는 북·러가 조건에 따라서 개입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란 뉘앙스를 풍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러 회담 직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동맹’이란 말을 수 차례 쓴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상호 지원’이라고 표현한 것도 동맹의 수준을 놓고 해석 차를 보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러시아의 한반도 군사 개입 가능성과 전략핵추진잠수함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 등 러시아의 첨단기술 제공까지 현실화하는 명분이 됐다는 점은 분명한 상황이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이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뒤 브리핑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는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도 레드라인을 넘어섰다는 것을 보여준다. 종전까지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지원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비살상·인도적 물자만 지원해왔다. 다만 정부가 실제 무기 지원 등을 확정한 것은 아니어서, 추후 러시아 측과의 협의를 통해 관계 개선 등에 나설 여지도 남겨뒀다.

김규태 기자
김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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