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개교 70주년 이승만 조형물 찬반논란으로 시끌

  • 문화일보
  • 입력 2024-06-22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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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인하대에 설치 예정인 조형물 예상도. 인하대 총동창회 홈페이지 캡쳐



인하대 이 전 대통령 조형물 설치
이 전 대통령 6·25전쟁중 1952년 대학설립 지시·건립지원
동창회 내부 "특정인 우상화" 반대목소리도



인하대학교 교내에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진 조형물 설치가 추진되는 가운데, 내부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22일 인하대 총동창회에 따르면 동창회는 대학 정석학술정보관(도서관) 남측에 조성할 ‘하와이-인하 공원’에 이 전 대통령 사진 조형물을 설치할 예정이다. 조형물 계획은 인하대 개교 70주년을 맞아 창학 역사를 다시 조명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조형물은 공원 내 가로 18m, 세로 3∼6m ‘ㄴ’자 형태 벽면에 설치된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의 사진이 크게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이 학교 설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점을 반영한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이 인하대 전신인 인하공과대학 초대 학장에게 교기를 전달하는 둥근 형태 사진이 지름 3m 크기로 들어갈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은 6·25전쟁 중이던 1952년 12월 피난지 부산에서 김법린 당시 문교부 장관에게 인천에 공과대학을 설립하라고 지시했다. 또 기부금을 모으고 정부 보조금도 보태는 등 대학 건립을 지원했다.

동창회는 이 전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인하대 개교 자금을 지원한 미국 하와이 교민 등의 모습이 담긴 사진 등 5장도 각각 가로·세로 각 1.5m 크기 조형물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하와이 교민보다 이 전 대통령의 사진을 비중 있게 설치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동창회 내부에서 "특정인 우상화"라며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준석 인하대 총학생회 동문회 회장은 "특정인을 부각해 우상화하기보다는 국가와 민족을 사랑했던 하와이 이민자들의 동포애를 부각해야 한다"며 "특정인 우상화는 북한의 김일성 삼부자와 다를 게 없지 않으냐"고 주장했다. 그는 "학교를 설립하기 위한 동포들의 성금에 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는데 이승만을 부각하면 가려질 수밖에 없다"며 "호불호가 갈리고 논쟁이 있는 이 전 대통령 조형물을 나중에 후배들이 훼손할 경우 학교의 오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인하대 총동창회 관계자는 "인하대 창학에서 이 전 대통령의 역할이 컸다는 점을 분명한 사실"이라며 "개교 70주년을 맞아 동상을 복원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논란이 있어 약화된 형태로 조형물 설치를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 구성원 중 일부는 불만을 표현하고 있지만 동창회는 개교 70주년을 맞아 대학 설립자로서 이승만의 역할을 확고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인하대는 조형물 설치와 관련한 찬반 논란이 가열되자 21일에 진행하기로 한 기공식 행사는 취소한 상태다. 인하대 관계자는 "기공식은 교내외 의견 수렴과정이 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 불가피하게 취소했다"며 "개교 70주년을 기념해 조성하는 시설인 만큼 교내외 구성원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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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에서 이 전 대통령 기념물과 관련한 논란이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교내 인경호 인근 정원에는 1979년 이 전 대통령의 동상이 높이 6.3m(좌대 3m 포함) 규모로 건립됐으나, 학생들은 5년 만인 1984년 그의 독재와 친일 행적을 문제 삼아 민주화 시위 중 동상을 밧줄로 묶어 철거했다.

2010년에는 인하대 총동창회와 이본수 전 인하대 총장 주도로 동상 재건이 추진됐으나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아 무산됐다.

이정우 기자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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