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말 한미일 ‘프리덤 에지’ 새 연합훈련 수위 놓고 고민…‘유사시 러 개입’ 북러조약 대응

  • 문화일보
  • 입력 2024-06-22 07:26
  • 업데이트 2024-06-22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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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한미일 3국이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해상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아래쪽부터 우리군 이지스구축함 서애류성룡함, 미국 해군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호,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 아리아케함, 미국 해군 이지스구축함 다니엘 이노우에함. 해군 제공



한미일, 이달 말 다영역 훈련 ‘프리덤 에지’ 최초 실시
북러 새 조약 체결 직후…공동대응으로 결속 과시 가능성
‘러, 한반도 군사적 확장은 부담’ 시각도…“숨고르기할 것”


북한과 러시아가 유사 시 상호 군사개입을 명시한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을 맺은 가운데 이달말 예정된 한국·미국·일본이 새 연합훈련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북러가 조약을 근거로 연합훈련을 ‘위협’으로 규정하고 공동대응에 나설 경우 한반도 긴장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군에 따르면 한미일은 이달 말 해상·수중·공중·사이버 등 다영역에서 실시되는 군사훈련 ‘프리덤 에지(Freedom Edge)’를 처음으로 실시한다.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가 동원된다.

북한은 늘 연합훈련에 예민하게 반응해왔지만 이번엔 러시아와 북한이 동맹 수준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체결한 직후란 점에서 긴장도가 더 높다.

이 조약은 3조에서 “어느 일방에 대한 무력침략 행위가 감행될수 있는 직접적인 위협이 조성”되면 “가능한 실천적 조치들을 합의할 목적으로 쌍무 협상통로를 지체없이 가동”한다고 명시했다. 8조는 “방위능력을 강화할 목적 밑에 공동조치들을 취하기 위한 제도들을 마련한다”고 적시해 북러가 연합 군사훈련을 제도화할 수 있단 관측이 나오고 있다.

프리덤 에지가 진행되면 북한은 전례대로 ‘침략전쟁 연습’ 등 주장을 펼치며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한미일 연합훈련을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규정하면 조약을 근거로 러시아와 공동대응을 위한 협상을 타진할 수 있다. 결국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하에 한미일이 연합훈련을 벌이고, 북러는 연합훈련으로 대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조약 문구 하나하나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프리덤 에지는 이번 조약이 어떤 기준으로 어느 정도 수위의 북러 공동대응으로 이어지는지 가늠하는 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3년째에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에 국력을 총집중하고 있는 러시아의 호응 수위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북한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북러 정상회담을 갖고‘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한미일 연합훈련은 새로운 조약 시험대 격”이라며 “북러 간 동해에서 해상 연합훈련을 하는 식으로 군사력을 과시하며 조약 이후 뭔가가 달라졌다는 걸 알릴 수 있다”고 밝혔다.

전날 한국은 북러 조약에 대응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레드라인’으로 설정했던 살상무기 지원을 거론하자 푸틴 대통령은 “아주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검토와 실제 지원은 다르다.

이에 따라 러시아도 상황을 관리해야 한단 인식 하에 당장 한반도 긴장을 고조할 행동에 나서진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현승수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안보적 위협을 읍소할 때 러시아가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우크라이나 전세, 미러관계, 중러관계 등 러시아가 처한 전략적 환경에 달렸다”며 “러시아가 한반도에서까지 군사적 확장, 개입을 하게 되면 우크라이나에서도 어려워지는 데다 한러관계가 경계선까지 내몰렸단 점에서 숨고르기를 할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위협 조성 시 협상을 명시한 3조는 ‘자동군사개입’ 해석을 부른 4조와도 직결된단 분석이 나온다. 4조는 일방이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면 북러 국내법에 준해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규정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미일 협력에 따라 북러가 움직인다면 당연히 4조 역시 현실성이 커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도 북한과 러시아가 유사 시 군사 개입 길을 턴 조약에 대한 대응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북러 조약에 맞서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히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살상무기를 지원한다면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서 살상무기 지원이 한반도에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지원 재검토와 관련 당장 실행에 옮기기보다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또 정부는 한미 훈련 강화를 통해 북의 도발을 저지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북한이 국지전 도발을 벌일 경우 전쟁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미 훈련 수위 조절도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155mm 포탄 지원 등을 저울질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살상무기를 지원할 경우 러시아 역시 북한에 직접적인 군사지원 등으로 강하게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북러 조약을 놓고 양측 해석이 엇갈리는 가운데, 우리 군이 이번 북러 조약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새로운 무기를 제공한다면 러시아 역시 이에 대한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북러가 이번 조약 8조 ‘방위능력을 강화할 목적 밑에 공동조치“라는 문구를 통해 양국 군사훈련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연합훈련을 실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군사훈련을 할 수 있는 명분과 그 조건을 이번 협약을 통해 만든 것“이라며 ”우리 현실에 있어 현재 가장 위험성이 높은 것은 북러가 군사훈련을 하는 형식을 제도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러시아는 북한 군사훈련에 러시아군을 지원하는 그림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북러 연합 군사훈련은 그 자체로 우리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어, 우리 군 또한 대응 전략을 새로이 짜야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간접적으로 북한 핵·미사일이나 정찰위성 고도화에 기술을 이전해 줄 수도 있다고 관측한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과정에서 러시아의 도움은 정찰위성 성공에 큰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이달말 예상되는 프리덤 에지등 한미일이 여러 영역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지원은 여러 변수를 낳을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군 또한 한미일이나 한미 합동훈련을 해 나가는데 일부 부담감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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