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댕이 맡겼던 아들의 전 여친, 헤어지자 데려가”…‘기른 정’은 어쩌라고

  • 문화일보
  • 입력 2024-06-23 06:43
프린트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골든 리트리버. 게티이미지뱅크



"첫 정" vs "기른 정"…반려견 소유권 놓고 법원 엇갈린 판단


반려견을 처음 분양받은 사람과 기른 사람 중 누구에게 소유권이 있을까. 이른바 ‘낳은 정’ 대 ‘기른 정’ 논란을 연상케 하는 반려견 소유권 소송에서 1·2심 법원이 정반대 판결을 내놨다. 대법원까지 이어지게 된 소유권 논란의 결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4부(부장판사 이원범)는 A씨가 아들의 전 여자친구 B씨를 상대로 ‘무단으로 데려간 반려견을 돌려달라’며 낸 유체동산인도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의 아들과 교제하던 B씨는 지난 2017년 8월 골든 리트리버 1마리를 분양받았다. B씨는 2020년 8월까지 약 3년간 A씨에게 수시로 자신의 반려견을 돌봐달라고 부탁했다. 급기야 B씨가 2020년 8월 새 집으로 이사하면서 반려견을 키우기 어렵다고 말하자, A씨는 반려견을 아예 도맡아 키우기 시작했다.

문제는 A씨 아들과 B씨가 헤어지면서 시작됐다. B씨는 지난해 2월 A씨가 집을 비운 사이 골든 리트리버를 데려가 버렸다. A씨는 B씨가 반려견을 무단으로 탈취해 갔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기른 정’을 인정해 반려견을 맡아 키운 A를 정당한 사육권자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반려동물은 보통의 물건과 달리 그 관리자와 정서적 유대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바, 이 같은 유대관계는 권리관계를 판단하는 경우에도 고려해야 한다"며 "교제가 끝났다는 이유로 동물을 데려가면서 30개월 동안 유지·강화된 유대관계를 일방적으로 파괴한 점 등을 종합하면 B씨는 A씨에 동물을 증여했거나 소유권을 포기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2심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B씨가 명시적으로 A씨에게 동물을 증여하겠다든가 소유권을 포기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했다고 할 증거가 없다"며 B씨의 소유권을 인정했다. ‘첫 정’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2심 재판부는 B씨가 반려견을 보기 위해 A씨의 집에 방문하거나 사진을 전달받는 등 반려견의 상태를 여러 차례 살폈으며, 반려견의 중성화 수술을 한 2020년 11월에도 A씨가 아들에게 "B씨에게도 말하라"라고 한 점 등을 근거로 B씨를 소유자로 인정한 것으로 봤다.

A씨는 상고를 선택했다. 결국 최종 판단은 대법원에서 내려지게 됐다.

오남석 기자
오남석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