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딸이 연락도 안받고 엄마를 안본다고까지 하는데[마음상담소]

  • 문화일보
  • 입력 2024-07-10 09:00
  • 업데이트 2024-07-1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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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딸은 언제나 모범생이었고 자랑스러운 존재였습니다. 그렇게 사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상담을 받기 시작하면서 원망하는 편지를 제게 보내곤 하더니 제가 반대하는 결혼을 하면서부터 더 멀어졌어요. 아기를 낳더니 점점 제 연락을 잘 받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손주가 보고 싶은데 연락도 안 받으니 답답해서 뭐라고 했다가 어느 날 다툼이 있었습니다. 그 뒤로 장문의 문자가 오더니 엄마가 어렸을 적부터 상처를 줬던 것에 대해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고, 아이를 낳아서 길러보니 더더욱 이해가 안 된다는 말을 했습니다. 걱정된 나머지 사위에게 산후우울증 아니냐고 했었는데 그런 말을 했다는 이유로 더 심하게 화를 내고 연락을 받지 않습니다. 자식하고 영영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어서 가슴이 답답하고 한숨이 나옵니다.

A : 딸을 설득하려 하기보다 먼저 솔직한 얘기를 들으세요

▶▶ 솔루션

따님과의 관계가 안 좋아진 상황이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하지만 말씀을 들어보니 따님도 그동안 서운한 점이 있었는데 제대로 표현을 못 했고, 아니면 상담을 시작하고 썼던 편지를 통해 본인 나름대로는 엄마에게 자기 마음을 표현했는데, 거기에 대해서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생각해서 소통을 포기한 게 아닐까 걱정입니다. 혹시 그 편지에 대해 답장을 하지 않으셨다면 먼저 답장부터 써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편지를 쓴다는 것이 쓰는 사람에겐 굉장히 큰 결심인데 받는 사람은 말이나 다른 방식으로 답장을 했으니 괜찮다고 해서 서운함이 쌓이는 경우를 많이 보기 때문입니다.

가족이나 연인, 매우 친한 친구 등은 업무적인 관계와 달리 어떤 주제에 대해 협상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 마음이 상대방에게 전달된다면 그것만으로도 관계가 개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해선 내 입장을 얘기하는 것보단 상대방 얘기를 듣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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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얘기여도 화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게 다를 수도 있습니다. 즉 내가 해서 도움이 되는 얘기가 있고 아닌 얘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 세상에 완벽한 부모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말을 정신과 의사가 따님에게 하면 괜찮지만, 만약에 엄마가 따님에게 직접 “세상에 완벽한 부모란 없다”고 하면 용서를 강요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설득을 하려는 마음보단 너의 어떤 얘기든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으로 대화에 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같은 마음의 준비는 되지 않았는데 당장 관계를 개선시켜야 한다는 마음에 급하게 행동하면 오히려 더 멀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녀 역시 부모가 됐기 때문에 한 사람의 성인으로서 존중한다는 마음을 가진다면 대화의 기회가 열리지 않을까요? 그리고 관계 개선을 기다리며 거기에 매달리고 집착하는 마음을 갖는 것보다는, 때를 기다리는 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사위 등을 통해 따님 가족의 건강과 안위가 확인이 되는 상태라면, 내 생활에 집중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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