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징계하랬더니 포상 끌어다 징계 무마... 감사서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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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직원들이 채용비위 징계를 무마했다가 감사에서 적발됐다. 주무 부처는 관련자 징계와 사건 재조사를 통보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공개한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은 채용 비리 등으로 징계 요구를 받은 직원들에 대해 감경 사유가 될 수 없는 과거 포상들을 끌어와 징계 수위를 낮췄다. 과기정통부는 진흥원이 징계위원회를 부실하게 운영했다며 당시 관련자를 징계하고 관련 사건도 재조사하라고 통보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진흥원은 2020년 정부합동 공공기관 채용 비리 2차 심층조사에서 지난 2018년 2월 채용비위를 일으킨 것으로 적발됐다. 과기정통부는 채용비위를 일으킨 직원에 대해 견책하라는 통보를 내렸다.

그러나 진흥원은 해당 직원에 대해 열린 징계위원회에서 2016년 적극행정 공적, 2017년 팀 포상 등 채용비위 전 포상들을 끌어와 징계 감경 사유로 들며 최종 경고로 불문조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흥원 징계지침에 따르면 적극적 업무처리 중 불가피한 징계사유가 생기면 감경할 수 있도록 했는데, 채용비위와 전혀 관련 없는 포상 건을 이유로 면죄부를 준 것이다.

심지어 진흥원은 다른 직원이 특정된 개인 표창도 팀 표창이라며 감경 사유로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흥원은 자체 정산보고서 검토를 소홀히 해 징계를 통보받은 다른 직원에 대해서도 2016년 적극행정 공적과 2019년 당시 진흥원 기관장의 채용비위를 공익신고한 공로를 인정한다며 경고로 경감 조치했다.

여기에 진흥원은 징계위원이 될 수 없는 원장대행을 사외이사란 이유로 외부위원으로 위촉하고, 징계의결요구서를 원장에게 보고하지 않거나 징계 대상자들에게 출석통지를 하지 않아 진술권을 보장하지 않는 등 행정적 측면에서도 문제가 많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과기정통부는 부적절한 처분 감경을 그대로 방치하고 행정적 문제도 살피지 못한 당시 징계위원회 간사를 징계하고, 이때 심의한 징계위원회 안건도 공정하게 재조사하라고 통보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지침을 너무 광의로 해석해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난달 과기정통부로부터 재조사하라는 통보를 받아 재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은 공공연구성과를 활용한 사업화와 연구산업 진흥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구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