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고궁·종묘 엮어…‘보행중심 여행 1번지’로 도약[서울인사이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이 4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점 추진하는 주차장 조성·확보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종로구청 제공

■ 서울인사이드 - 실생활 체감정책‘종로모던’구체화… 정문헌 구청장

내년 439면 공영주자창 조성
지하에 병원·약국 입주 검토

관광객 몰려 주민 불편 가중
전세버스 승하차장 만들기로

‘어르신 돌봄카’등 호평 받아
“노후화 된 주거환경도 재정비”

“그동안 ‘종로모던’이라는 구정의 방향성을 정하고 구체화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남은 임기 2년은 구민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사업들이 궤도에 오르는 시기가 될 것입니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4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구정의 핵심 철학인 종로모던의 의미를 세세하게 설명하면서 종로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종로모던을 ‘세계의 본(本)이 되는 우리식의 고도(高度) 현대화 구현’이란 뜻으로 정의한다.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을 것 같다고 기자가 말하자, 정 구청장은 활짝 웃으며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펼치는 게 종로모던”이라고 다시 한 번 쉽게 풀어 설명했다. 그는 “‘이걸 왜 하지?’라고 할 때 결국 ‘종로모던’으로 귀결된다”며 “종로모던의 궁극적 목표는 서로 도와 함께 번영하는 공존공영(共存共榮)”이라고 강조했다.

종로구에서 ‘정문헌 표’ 종로모던을 구현하는 실생활 체감 정책으로 중점 추진되는 건 주차장 조성·확보 사업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구도심인 종로구는 고질적인 주차난을 겪어왔다. 이에 정 구청장은 지난 2년간 법규 내에서 가능한 수단 방법을 총동원, 주차공간을 더욱 많이 확보하기 위해 힘쓰는 중이다. 특히 지난해 청와대 사랑채·춘추문 주차장 등 5곳(127면)의 주차장 개방을 이끌어 낸 것은 정 구청장이 이뤄낸 대표적인 성과로 평가받는다. 정 구청장은 “지역 공공기관, 학교, 종교시설과의 협력을 통해서도 19곳(348면)의 주차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구청장은 공영주차장 조성에도 여념이 없다. 내년 상반기에만 3곳의 공영주차장이 관내 조성될 예정인데, 새로 생기는 주차공간만 439면에 달한다. 정 구청장은 “삼청공원 입구 국군지구병원 지하에 지하 2층 178면 규모의 주차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 4월 개방이 목표인 창신소담 공영주차장과 옥인동 공영주차장은 주민 편의를 높이는 복합시설로 조성돼 주민들의 큰 호응을 받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부암동에도 지하 4층 124면 규모의 주차장과 부암동청사, 노인복지센터를 동시에 짓기 위한 타당성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안국역∼가회동 천주교 성당 구간의 북촌로 지하에 주차장을 만들겠다는 정 구청장의 야심찬 계획은 구 안팎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종로구는 지난 2월 450면 규모의 지하주차장 조성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발주해 진행 중이다. 정 구청장은 “지하에 병원, 약국 등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을 함께 입주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임기 내 민간투자사업자 선정을 위해 시설사업기본계획을 고시하고 사업계획 제안서를 공모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종로구 북촌한옥마을의 한 거리가 관광객들로 가득 차 있다. 종로구청 제공

정 구청장은 북촌한옥마을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전격 지정한 조치에도 종로모던 철학이 깃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월부터 너무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북촌 주민들의 정주권과 사생활 침해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에 칼을 빼 들었다. 실제 북촌의 지난 10년간 거주 인구는 27.6%나 감소했다. 그는 “주민이 사라지고 관광객만이 남는다면 관광지로서 북촌의 매력 또한 사라질 것”이라며 “이를 고려해 불가피하지만 전국 최초로 지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북촌에는 전세버스 승하차장이 조성될 예정이다. 하지만 정 구청장은 장기적으로는 결국 ‘보행중심 여행’으로의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청와대 개방에 따라 평창·부암동-청와대-서촌-고궁-북촌-인사동-종묘-대학로로 이어지는 문화관광 자산들이 하나로 묶이면서 종로구가 ‘보행중심 관광 1번지’로 도약할 것이란 게 정 구청장의 생각이다. 정 구청장은 “깃발을 들고 다니는 기존의 박리다매 식 단체관광보다는 관광객들이 종로 곳곳을 걸어서 누비며 관광할 수 있어야 한다”며 “관광객들이 종로 곳곳을 걸어서 누비며 관광할 수 있는 보행 중심의 문화벨트를 조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종로모던 철학이 담긴 정 구청장의 다양한 수요자 중심 행정은 이미 큰 성공을 거두면서 구민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전국 최초로 만든 권역별 통합보건의료서비스 ‘건강이랑’과 차량 이동서비스 ‘어르신 돌봄카’가 대표적이다. 정 구청장은 “대중교통 노선이 부재한 관내 골목길 곳곳을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연중무휴 운행하는 돌봄카는 지난해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제도 신설협의 우수사업 장관표창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남은 임기 동안 종로모던을 구체화하는 여러 사업을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다. 정 구청장은 “역사·문화 공원이자 모든 세대를 위한 열린 공원으로 조성하는 ‘탑골공원 정상화 사업’, 종로구의 노후된 주거환경을 새롭게 재정비할 ‘미래형 스마트 그린도시 창신’ 등을 추진하며 종로에 산다는 것이 누구나 가질 수 없는 나만의 가치가 되고 강한 자부심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군찬 기자 alf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