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 vs 디에이치… ‘1조5000억 한남4구역 수주’ 승자 내일 결정

■ 삼성물산 - 현대건설 화력집중

로봇배송·주차에 인피니티풀도
최첨단·초호화 프로젝트 풀가동
재개발조합 막판 표심잡기 사활

‘한강변 대단지 아파트’ 상징으로 평가받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재개발을 둘러싸고 시공 순위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벌여온 불꽃 튀는 수주 경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양사는 시공사 선정 총회 하루 전까지 한강을 강조한 하이엔드 설계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 주거 기술, 조합원의 사업 이익 극대화 방안 등을 강조하는 것은 물론, 타 수주 단지 조합장들의 지지 선언까지 내놓는 등 홍보전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건설업 침체 국면에서 양사의 시공 경쟁이 이처럼 격화된 배경을 두고 곧 도래할 압구정·성수·여의도 등 서울 한강변 알짜 정비사업지 시공사 선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기싸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은 18일 서울 이태원교회에서 총사업비 1조5000억여 원, 2331가구의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총회를 연다. 조합원 1166명 중 과반수의 동의를 얻은 업체가 시공권을 가져간다. 조합 사정에 정통한 정비 사업 관계자는 “당장 내년부터 향후 7~8년간 압구정·성수·여의도 등 한강변 랜드마크가 될 지역들이 시공사 선정에 나서는데 이를 앞두고 한남4구역에서 승기를 잡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시공능력평가 11년 연속 1위에 빛나는 독보적 가치를 바탕으로 한남4구역을 한강변 대표 최고급 랜드마크 단지로 조성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총동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합원 한강 조망 100% 보장, 파격적인 금융 지원, 조합 가구당 5억200만 원의 추가적인 이익 확보 등을 약속했다. 로봇 배송센터는 물론 로봇 주차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제안도 내놨다. 삼성물산은 글로벌 설계사 유엔 스튜디오와 협업해 1652가구 한강 조망의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을 제안한 상태다.

현대건설도 이날 입주민 전용앱 ‘마이 디에이치’를 통해 개인 맞춤형 스마트홈 기술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 건축사무소와 협업한 곡선형 알루미늄 패널 8만8000장으로 꾸민 외관 디자인과 한강변 최대 길이인 300m의 더블 스카이 브리지, 인피니티풀, 스카이레스토랑 등을 제안했다. 또 한남3·여의도한양·신반포2차 등 현대건설이 수주한 정비 사업장 조합장들이 현대건설에 보낸 전폭적인 신뢰 메시지도 공개했다.

결과는 안갯속이다. 시공 순위 1위인 삼성물산이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전망과 한남3구역을 수주한 현대건설이 3·4구역의 개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조합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