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위헌여부’ 4시간 막판공방… 기일변경 놓고도 충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사퇴하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 자택 앞에서 사퇴촉구 시위를 벌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 윤측-국회 헌재 9차변론

양측 2시간씩 발언… 尹 출석
윤측 “국민 호소위한 계엄”
국회 “권력분립 원칙 위반”

헌재, 10차변론 연기여부 결정
미뤄지면 3월 중순 선고날 듯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18일 오후 9차 변론에서는 윤 대통령 측과 국회 측이 12·3 비상계엄의 위헌·위법 여부를 놓고 최후 공방을 벌인다. 윤 대통령 측은 계엄의 정당성과 물리적 충돌 없이 계엄사태가 마무리됐다는 점을 강조한 반면 국회 측은 계엄 선포·해제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헌법 위반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리는 증거조사에 윤 대통령이 평소처럼 출석한다고 밝혔다. 이날 변론에서는 8차까지 진행된 기존 변론기일에서 증거조사가 끝나지 않았던 자료를 검토하고 윤 대통령과 국회 양측이 각각 2시간씩 서로의 입장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진다. 윤 대통령이 출석하는 만큼 탄핵소추 관련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힐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윤 대통령 측은 먼저 “국무회의를 거쳐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한다는 계획이다. 헌법 89조 5항은 ‘계엄선포와 해제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윤 대통령 측은 이와 함께 비상계엄이 ‘합법적, 평화적, 단기간에 시행된 국민 호소형’ 계엄이었다는 점도 강조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4차 변론에 출석한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가 “야당에 대한 경고가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에게 호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비상계엄이 국회 장악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는 만약 비상계엄 선포가 위헌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파면할 만큼’ 중대한 헌법 위반이 아니라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반면 국회 측은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권력 분립을 규정한 헌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는 계획이다. 비상계엄 포고령을 통해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 활동 등을 금지했는데 이는 헌법을 정면 위반해 입법권을 장악하려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윤 대통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을 투입해 서버를 확보하고 선관위 직원을 체포하려 한 것도 결국 국회를 해산시킬 것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날 헌재는 한덕수 국무총리 등이 증인으로 예정된 10차 변론기일을 20일에 그대로 진행할지 여부에 대한 재판관 평의 결과도 공개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 측은 2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윤 대통령의 내란죄 형사재판 첫 공판준비기일과 구속취소 청구 심문이 열리기 때문에 기일이 중첩돼 탄핵심판 변론 참석이 어렵다며 25일로 연기해줄 것을 주장했다. 만약 기일이 25일로 미뤄지면 기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사례를 고려할 때 3월 중순 선고가 이뤄질 수 있다.

한편 윤 대통령 측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김현태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이 “단전 관련 대통령의 지시가 일절 없었다. 곽종근 전 특수전 사령관이 대통령 전화를 받고 스스로 뭔가를 하기 위해 생각해낸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야당의 내란몰이’ 설을 주장했다. 윤 변호사는 “김 단장의 진술로 곽 전 사령관을 제2의 김대업으로 만들려는 시도는 좌절됐다”고 밝혔다. 석동현 변호사도 “야당이 계엄 직후 신변을 걱정하는 곽종근을 회유했다”며 “거짓·오염된 진술을 바로잡고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석 변호사는 군 사령관 등을 국회로 부른 것을 “중요 피고인을 부른 사법방해”라고도 주장했다.

정선형·이후민·전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