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니코틴도 담배로 규정’ 법개정안 국회서 또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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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업자 생존권 문제 등 거론
세수결손·청소년흡연 폐해 지속

막대한 세수결손과 청소년 흡연을 부추기는 폐해를 낳고 있는 합성니코틴 담배 규제 입법이 또다시 국회에서 발목이 잡혔다. 정부가 합성니코틴 규제에 따른 업계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까지 마련해 왔지만, 일부 국회의원이 합성니코틴 판매업자들의 생존권 문제를 지속해서 제기하며 즉각적인 법안 처리에 반대 의사를 드러내면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는 담배사업법상 담배 정의를 기존 ‘연초의 잎’에서 ‘연초 또는 니코틴’으로 확대하는 ‘원 포인트’ 법안 심사 회의를 했지만 결국 통과가 불발됐다. 전날 기재위 소속 여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과 야당 간사인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비공개회의를 열어 법안을 처리하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또다시 무산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그간 논의되지 않았던 ‘금연보조제’ 문제가 거론되면서 법안 통과가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합성니코틴을 현행법상 담배의 정의에 포함할 경우, 합성니코틴으로 만든 금연보조제까지 담배 규제를 받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에 단서 조항으로 금연보조제를 담배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이 논의됐지만, 일부 의원이 “급하게 처리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를 피력하면서 법안 통과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날 여야는 기획재정부가 마련한 합성니코틴 사업자 피해 최소화 방안에 따라 과세와 담배 소매업체 거리제한 규제를 총 2년 유예하기로 했다. 하지만 추후 합성니코틴 담배 소매업체들이 ‘담배 소매인’으로 지정될 경우 일반 연초 담배와 천연니코틴 액상 전자담배까지 팔 수 있게 된다는 문제가 거론됐다. 단서 조항으로 합성니코틴 담배 판매업자들은 기존 제품 판매만 가능하게 한다는 내용도 논의했지만,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일부 의원 요구로 이날 회의는 결국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이 같은 국회의 처사를 두고 일부 합성니코틴 판매업자들의 생존권을 챙기느라 청소년 건강권과 적법하게 영업하는 담배 소매인 13만 명의 영업권을 도외시한다는 지적도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담배 소매인이 모인 한국전자담배협회총연합회는 “국회와 정부가 합성니코틴을 담배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은 판매업자들의 사정을 봐줘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며 “규제가 지연될수록 편법 영업을 일삼는 판매자들만 이익을 보게 되고, 이는 곧 정책 실패와 역차별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김호준·윤정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