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7.11 수요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길’은 딱 두 개다. 하나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이고, 다른 하나가 일본 와카야마현, 나라현, 미에현에 걸쳐 있는 참배 길이다. 1200년 전에 시작된 참배의 걸음은 지금도 계속돼 해마다 1500만 명이 이 길을 걷는다. 와카야마현의 참배 길 구간에서 가장 압도적인 경관을 보여주는 곳은 나치 폭포다. 참배 길이 지나는 신사에 세워진 삼층 목탑 뒤로 133m 높이의 나치 폭포가 수직 절벽에 걸려 있다.


# 일본의 여름을 여행하는 방법

한 해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 700여 만 명. 적어도 이 중 절반 이상이 오사카(大阪)와 교토(京都)에 가는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점점 확신으로 굳어졌던 건 끊임없이 관광객이 밀려들던 오사카 성과 번잡스러운 오사카 시내, 교토역의 고색창연한 골목을 다닐 때마다 시도 때도 없이 들려오던 한국말 때문이었다. 간사이(關西)공항에 막 내렸을 때부터 대체 여기가 한국인지 일본인지조차 헷갈릴 정도였다.

그런데 여름은 예외다. 한여름이 되면 일본을 찾는 한국인 숫자는 뚝 떨어진다. 여름휴가가 집중된 시기인데도 그렇다. 휴가 피크 시즌인 소위 ‘7말 8초’에도 일본행 왕복 항공권 가격이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덥고 습한 일본의 여름 날씨 때문이다. 기온도 기온이지만, 여름철 일본의 높은 습도는 견디기가 참 어렵다. 덜 마른 옷을 입었을 때처럼 바지가 허벅지에 척척 감긴다. 시도 때도 없이 일본 열도를 할퀴고 지나가곤 하는 태풍의 위협도 일본 여행을 망설이게 하는 데 한몫했을 것이었다.

의문은 이렇게 시작된다. 높은 온도와 습도로 악명 높은 일본의 여름. 일본인들은 그 덥고 습한 여름을 과연 어디서 보낼까. 그들도 제 사는 곳에서 어디론가 여름휴가를 가지 않겠느냔 말이다. 이제부터 하는 얘기는 그 대답이자, 여름 일본 여행의 목적지, 혹은 일본을 여행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한여름 혹서기에 일본을 어떻게 여행해야 하는지를, 거기 사는 사람들의 여행에서 배운다. 오사카와 교토 등 한국인 여행자들의 발걸음이 특히 잦은 간사이(關西) 지방. 우리가 ‘간사이’란 이름을 아는 건 공항 때문이다. 오사카를 들고 나는 관문은 오사카공항이 아니라, 간사이공항이다. 인근을 대표하는 대도시 오사카가 아니라 간사이를 공항 이름으로 쓰고 있는 건, 오사카가 간사이 지방을 대표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 아닐까. 도시의 크기나 경제 규모로는 혹시 그럴지도 모르지만, 자연 경관 혹은 종교의 역사로 보자면 오사카는 간사이 지방을 절대로 대표할 수는 없다. 오사카와 함께 다양한 매력으로 반짝이는 간사이 지방의 구석구석을 다녀와서 얻은 결론이 그렇다.


# 와카야마, 다양한 매력의 여행지

인공섬인 간사이공항에서 내륙으로 이어진 공항연결 대교를 건너면 길은 두 방향으로 갈라진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좌회전하면 오사카 쪽이다. 오사카에서 길은 다시 교토와 나라로, 혹은 고베로 이어진다. 이들 지역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한국인 여행자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어디 한국인뿐일까. 간사이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린 외국인 관광객들은 십중팔구 이 길로 간다.

반대로 공항에서 대교를 건너자마자 오사카 반대쪽으로 우회전하면, 거기서부터 ‘와카야마(和歌山)’다.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으되 숨은 매력으로 가득한 곳이다.

와카야마는 현(縣)이기도 하고, 현청이 소재한 시(市)의 지명이기도 하다. 일본에서 ‘현(縣)’은 우리의 도(道)와 군(郡)의 중간쯤 되는 크기의 행정구역이고 현청 소재지는 현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도시를 말한다.

와카야마현은 일본 혼슈(本州) 최남단 기이(紀伊)반도에 있다. 오사카 남쪽에 혹처럼 매달려 있는 땅이다. 오사카와 가까운 와카야마는 와카야마현 전체를 대표한다. 하지만 그건 공업이나 산업에나 해당되는 얘기일 뿐이고, 볼거리나 관광지는 와카야마 경계를 넘어 현 전체에 산재한다. 와카야마의 여행 목적지는 한마디로 정리되지 않는다. 기는 곳마다 바다와 산, 섬과 계곡, 온천과 사찰 등 저마다 다른 매력의 관광지들이 있다는 얘기다.

와카야마현은 오사카 사람들이 덥고 습한 도시의 여름을 피해 떠나는 휴가의 단골 목적지다. 그중에서도 요시노 구마노 국립공원에 속한 해변 휴양지 ‘시라하마(白浜)’는 최고의 여름휴가지로 꼽힌다. 시라하마에는 백사장이 드넓게 펼쳐진 해변이 있다. 백사장의 모래는 순백색이다. 그러고 보니 시라하마란 지명 자체가 ‘백사장’이라는 뜻이다.




일본 와카야마현의 휴양도시 시라하마(白浜)의 경관을 대표하는 명소인 엔게쓰도(円月島). 섬 가운데 오랜 침식 작용으로 생긴 원형 동굴의 모습이 마치 5엔짜리 동전을 닮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저물 무렵 관광객들은 섬이 잘 보이는 해안으로 몰려들어 동굴에 일몰의 해가 들어오는 순간을 기다린다.


# 낭만적인 해변과 온천… 시라하마

시라하마가 얼마나 많은 매력을 갖고 있는지는 단숨에 말할 수는 없다. 먼저 바다 얘기부터 해보자. 시라하마 해변은 미국 하와이의 와이키키와 닮았다. 해마다 호주에서 흰 모래를 실어다가 조성한다는 백사장도, 코발트색 바다도 그렇다. 신혼여행의 명소인 것도 닮았다. 일본인들이 하와이에 유독 특별한 로망을 갖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이런 곳이 인기가 없을 리 없다.

관광안내 팸플릿에 실린 시라하마 해변의 여름 피서철 사진을 넘겨보다 입이 딱 벌어졌다. 시라하마 해변의 드넓은 백사장이 파라솔로 뒤덮여 있는 모습이었다. 해수욕을 즐기러 이 해변에는 해마다 6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온다. 이른바 ‘7말 8초’의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방불케 하는 모습이다.

시라하마는 온천으로도 이름났다. 시라하마 온천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되기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온천이다. 해변 휴양지 호텔 중에서 자체 온천을 갖춘 곳만 90곳에 달할 정도다. 시설 좋은 온천도 많지만 시라하마에서 가장 오래됐으면서도 낭만적인 온천이라면 바닷가 갯바위의 노천온천 ‘사키노유’다. 실내 시설이나 몸을 씻을 곳은 없고, 노천 온천탕만 있는 소박한 온천인데 여기서 보는 바다 경치가 압권이다. 온천이 바다와 어찌나 가까운지 파도가 넘실거릴 때는 바닷물이 온천 안으로 넘어올 정도다. 온천의 역사는 자그마치 1300년을 헤아린다. 이용요금은 500엔. 1300년 된 온천을 경험해보는 가격이 이렇게 싸다.

시라하마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긴키(近畿)지방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도레토레 시장이다. ‘도레토레’는 간사이 지역 사투리로 ‘지금 잡은 싱싱한 것’이란 뜻이란다. 도레토레 시장은 장을 보는 수산시장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 자리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싼값에 맛볼 수 있는 거대한 식당이기도 하다. 시장에서는 매일 대형 참치를 해체하는 ‘참치 해체 쇼’를 진행하고 있어 눈과 입이 즐겁다.


# 절경의 해안 경관을 만나다

시라하마 일대는 물론이고, 거기서 와카야마현의 해안선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는 도로 곳곳에는 절경이 펼쳐진다. 시라하마 인근 해안선에 딱 붙어 있는 철로를 따라 해안관광 열차가 달리는 것도 이런 절경 때문이다. 해변 역은 타고 내리는 손님이 거의 없는 무인 간이역. 하지만 열차는 자주 멈춰 선다. 바다 경관이 좋은 역에서는 아예 10분쯤 정차하기도 한다. 차창 밖의 경관을 즐기라는 배려다.

시라하마의 해안 경관을 대표하는 명소가 ‘엔게쓰도(円月島)’다. 엔게쓰도는 ‘어린 왕자’에 나오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과 비슷하게 생긴 작은 섬인데, 섬 중앙에 파도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높이 9m, 폭 8m 구멍이 있다. 수평선으로 넘어가기 직전의 해가 이 구멍 안으로 들어올 때 경관은 절정에 달한다. 이 장면을 찍은 사진이 와카야마현 관광안내 포스터며 팸플릿에 단골로 등장한다. 흐리고 비가 내리는 날이었는데, 동굴 안으로 붉은 해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러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섬은 인상적이었다.

시라하마 북쪽에 엔게쓰도가 있다면 남쪽에는 센조지키(千疊敷)와 산단베키(三段壁)가 있다. 센조지키는 한자 뜻 그대로 ‘1000장의 다다미를 깔아놓은 듯’한 바위가 펼쳐진 해안이고, 산단베키는 2㎞ 남짓의 해안선에 병풍처럼 펼쳐진 최고 높이 41m의 거대한 암벽군을 부르는 이름이다. 이 두 곳의 경관을 비교한다면 산단베키의 압도적인 승리. 산단베키는 가슴이 두근거릴 절도로 박력 있는 풍경을 빚어냈다. 경관의 느낌이 비장해서 그럴까. 이곳에는 유독 자살자가 많아 시청과 경찰서, 소방서, 보건소 등이 공동으로 지난 2009년부터 자살예방 순찰을 하고 있단다. 산단베키에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해적이 배를 숨겨놓았다는 동굴로 내려갈 수 있는데, 지하동굴에서 거센 파도가 쿵쾅거리며 동굴을 치는 소리를 듣노라면 와락 무섬증이 든다.


와카야마현의 최남단의 섬 기이오시마의 우미콘고. 북한 금강산의 명승인 해금강의 이름을 따다 지명으로 삼은 곳이다.


# 작은 섬에 새겨진 이야기들

와카야마현에서 가장 남쪽에 작은 섬 기이오시마(紀伊大島)가 있다. 짧은 연륙교로 이어진 이 섬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로 잘 다져진 관광지다. 섬 안의 표지판에는 수많은 ‘도루코(トルコ)’가 있다. 도루코는 터키의 일본식 발음이다. 우선 터키 군함 조난 위령비를 알리는 표지판. 위령비 곁에는 터키 기념관 표지판도 있다. 대체 왜 이곳에 터키가 있는 것일까.

때는 1890년 9월 16일. 일본 왕실에 황제의 친서를 전달하고 돌아가던 오스만제국(지금의 터키) 사절단을 태운 2344t 군함 한 척이 출항 이틀 만에 태풍을 만나 기이오시마 해안 암초에 부딪혀 침몰했다. 587명이 사망한 전대미문의 해양사고였다. 침몰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뿐만 아니라 일본 사회 전체가 실종된 터키군의 구조를 애타게 기원했다. 구사일생으로 구조된 터키인 69명의 귀환을 위해 일본은 두 척의 군함을 내주기도 했다. 비극적이었지만 이 사건은 훗날 일본과 터키 우호의 주춧돌이 됐다.

조난 사고 이야기의 뒷부분은 95년이 지나 1985년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이어진다. 전쟁 중이던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48시간 뒤에 이란 상공을 비행하는 항공기를 모두 격추하겠다”고 선언하자 이란에 있던 외국인의 탈출 행렬이 이어졌다. 이 와중에 테헤란 공항에 215명의 일본인이 고립됐다. 일본항공은 승무원 안전을 내세워 운항을 거절했고, 타국 항공사들이 자국민 수송에만 매달리고 있었다.

예고했던 유예 기간이 다 지날 무렵, 테헤란 공항에 터키 항공기 두 대가 착륙했다. 터키 항공기는 테헤란에 있던 자국 국민보다 먼저 215명의 일본인을 태웠다. 이라크가 예고한 격추 시간 15분을 남겨두고 비행기는 날아올랐다. 왜 터키 항공기는 일본인을 태워줬던 것일까. 사실은 나중에 밝혀졌다. 일본 정부가 터키에 일본인 구출을 요청했고 95년 전 군함 조난 사고를 기억하고 있던 터키 정부가 일본이 보여준 마음을 갚겠다며 특별기를 보냈다는 것이었다.

터키 군함 조난 위령비와 터키기념관을 돌아보고 나오는 길에 낯익은 표지판과 마주쳤다. ‘우미콘고(海金剛)’. 우리 식으로 한자를 읽으면 ‘해금강’이다. 표기만 같겠거니 했는데 실제로 북한 금강산의 명승 해금강의 이름을 가져다가 붙인 것이란다. 우미콘고는 갖가지 형상의 기암이 펼쳐진 해안이었다. 비록 금강산 해금강 절경에는 못 미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뭐, 이름이 무색할 정도는 아니다.


# 지상과 천계가 만나는 순례길

▲ 일본 와카야마의 구로시오 어시장. 대형 식당과 야외 바비큐 코너까지 갖추고 있어 시장이 아니라 거대한 레스토랑 같다.
와카야마현에서 단연 매혹적이었던 것은 ‘구마노고도(熊野古道)’다. ‘구마노(熊野)’란 3000개가 넘는 봉우리로 솟은 와카야마현 내륙의 산악지역을 통칭하는 옛 지명. 경계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대략 우리의 충청남도쯤의 넓이다. 구마노 뒤에 붙는 ‘고도(古道)’는 글자 그대로 ‘오래된 길’이라는 뜻이다.

이 길의 특별함을 증명하는 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길은 스페인의 산티아고 길과 여기 구마노고도, 이렇게 딱 두 곳 말고는 없다. 다 걷는 데 한 달이 넘게 걸린다는 점도 비슷하지만, 모두 순례길이라는 점에서 두 길은 닮았다. 구마노고도 전체 순례길은 700㎞가 넘지만 이 중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건 307㎞ 남짓 구간이다.

구마노고도의 역사는 12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길은 와카야마현 깊은 산중의 신사를 참배하기 위해 지배계급들이 처음 걸었다. 구마노 지역에는 일본 토속신앙의 신을 모신 세 곳의 커다란 신사(神社)가 있었고, 세 곳의 신사를 합쳐서 ‘구마노산잔(熊野三山)’이라 불렀다. 헤이안 시대 일본인들은 구마노산잔을 지상과 천계가 만나는 곳이라 여겼다. 일본 열도를 창조했다는 태초의 여신이 불의 신을 낳다 죽어 이곳 구마노 지역의 동굴에 묻혔다는 전설 때문이었다. 깊은 계곡과 험난하고 비탈진 산길을 걷는 종교적 헌신은 마치 유행병처럼 번졌다. 이들의 순례 속에서 속 깊이 숨겨진 거칠고 기이한 풍경들이 세상에 드러났고, 그 풍경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또다시 순례자들을 불러모았다.

구마노고도에서 순례자들이 만났던 가장 압도적인 자연 경관의 명소는 아마도 이곳이었을 것임이 분명하다. 순례길이 지나는 나치산(那智山)의 나치 폭포 말이다. 나치산에는 60여 개의 폭포가 있는데 그중 압권은 해발고도 965m에서 수직으로 낙하하는 133m 높이의 나치 폭포다. 이 폭포를 두고 ‘일본에서 가장 높은 폭포’라고 하는데, 맞는 얘기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틀리기도 하다.

다른 조건 없이 높이만으로 겨룬다면 일본에서 가장 높은 폭포는 500m 높이인 일본 도야마의 한노키 폭포. 하지만 이 폭포는 눈이 녹는 봄이나, 폭우가 쏟아진 뒤에만 볼 수 있다. 짧은 계절이나 특별한 기후조건 아래서만 만들어지는 폭포를 포함한다면 나치 폭포는 일본에서 두 번째, 뺀다면 일본에서 첫 번째로 높은 폭포라는 얘기다.

나치 폭포 앞에는 작은 신사가 있는데 본전(本殿)이 없다. 폭포를 신(神)의 몸(體)으로 모시고 있기 때문이다. 폭포에 신이 깃들어 있는 게 아니라, 폭포를 곧 신으로 여긴다는 얘기다. 마침 비가 내려 폭포의 수량이 엄청났다. 수백 년 묵은 삼나무들이 만든 어둑한 숲과 촉촉하게 젖은 이끼와 양치식물들, 그리고 거대한 폭포의 물줄기가 뿜어내는 음이온으로 몸과 마음이 다 맑게 헹궈지는 듯했다.

폭포 위쪽의 언덕에는 구마노산잔 중 하나인 구마노나치타이샤(熊野那智大社)가 있다. 세워진 지 1700년을 넘긴 오래된 신사다. 경내의 삼층 목탑에 오르니 안개가 피어나는 숲 사이로 폭포가 내려다보였고, 저 멀리 지팡이를 짚고 폭포를 향해 가파른 숲길을 걸어 오르는 순례객들이 눈에 들어왔다.

1000년이 넘게 그래 온 것처럼 무수한 걸음으로 찾아온, 사소하지만 간절한 소원들은 여기서 장엄한 자연을 만나게 될 것이었다. 순례자들의 소망은 때로 이뤄졌을 것이고, 더 자주 이뤄지지 않았으리라. 하지만 그들에게는 거기까지 걸어온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삶도, 그리고 여행도 그런 게 아닐까.


■ 여행정보

간사이 공항에서 시라하마까지는 열차 편을 이용할 수 있다. 5일짜리 열차 패스인 ‘간사이와이드패스’ 가격이 간사이 공항∼시라하마 왕복 열차보다 싸다. 오사카나 교토를 함께 여행하는 일정이라면 무조건 ‘간사이와이드패스’부터 사야 한다. 간사이와이드패스로는 시라하마는 물론이고 간사이공항에서 하루카 특급을 타고 교토까지 갈 수 있고, 모든 JR선을 이용할 수도 있다. 오시카 시내에서 시라하마까지는 2시간 10분 남짓. 간사이공항에서는 히네노 역에서 열차를 한 번 갈아타고 바로 시라하마까지 갈 수 있다. 소요시간은 2시간 15분 남짓.

대중교통 요금이 비싼 만큼, 일행이 2명 이상이라면 렌터카를 빌리는 게 시간으로도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도 이득이다. 단 우측핸들 운전 경험이 없다면 운전에 주의해야 한다. 렌터카 대여 요금은 보험료 포함 준중형차 기준 하루 7만5000원 남짓. 기름값은 우리와 비슷하다. 와카야마도 그렇고, 순례객들이 몰려드는 구마노고도 쪽도 숙소는 다양하다. 하루 숙박에 수십만 원이 넘는 고급 료칸부터, 하루 3만∼4만 원짜리 호텔도 있다. 고급 료칸이나 호텔은 시라하마 해안가에 즐비하다. 저렴한 숙소를 원한다면 시라하마의 뉴포트 클럽(0739-42-3291)을 추천한다. 주택가 한가운데 있지만, 별장 느낌의 깔끔한 숙소다. 다다미방 싱글룸 1일 숙박요금이 4000엔이다.

와카야마현에서 해산물이나 회를 맛보고 싶다면 시라하마의 도레토레 어시장이나 와카야마의 구로시오 어시장을 추천한다. 일본의 어시장은 거대한 식당이나 다름없다. 특히 와카야마의 구로시오 어시장은 구입한 해산물을 즉석에서 구워 먹을 수 있는 바비큐 코너까지 있다.


일본 와카야마(和歌山)=글·사진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
게재 일자 : 2018년 7월 11일 수요일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인쇄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