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 400주년을 맞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햄릿 열풍’이 우리나라에도 상륙, 국립극단(단장 정상철)이 7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햄릿’을 공연한다.

1601년 초연된 ‘햄릿’은 정치적 모략과 복수, 우유부단한 사색과 행동, 부부·모자·오누이·연인간의 비극적 사랑과 우정 등 인간에 관한 거의 모든 문제가 함축된 걸작. 때문에 이 작품은 그동안 정통극으로, 또 다양하게 재해석, 재창조된 수많은 작품들이 전세계 무대를 장식했다.

특히 초연 400주년을 맞는 올해의 경우 영국의 거장 피터 브룩이 흑인 햄릿과 인도계 오필리어 등 새로운 버전으로 세계 5대도시 순회공연에 나섰고, 독일의 연출가 페터 자덱도 에든버러 축제에 새로운 햄릿을 출품, 주목을 받고 있으며, 미국 오레건 셰익스피어 페스티벌을 비롯해 세계 곳곳의 축제에서 ‘햄릿’이 주제가 되는 등 ‘햄릿의 해’로 불리고 있다.

국립극단이 ‘햄릿’을 공연하기는 창단 51년만에 처음. ‘햄릿’을 비롯해 리어왕, 오델로, 맥베드 등 셰익스피어의 4대비극은 일반극단이 너무도 자주 공연하는 레퍼토리이기에 때문에 굳이 국립극단이 공연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극단에서 배우, 재정 등의 문제로 정통극을 거의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장 셰익스피어답고, 가장 우리시대다운’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관객의 요구에 따라 국립극단이 제작에 나섰다.

대본을 새로 번역, 연출한 정진수 성균관대 교수는 “셰익스피어가 16세기 엘리자베스여왕 시대의 관객이 아니라 지금 살아서 우리나라 관객을 위해 이 작품을 썼다면 어떻게 썼을까를 염두에 두고 새롭게 번역했다”며 “작가적 의도 없이 길게 늘여놓은 당시의 시대적 상황묘사나 언어의 유희를 과감히 생략, 몸집을 줄여 셰익스피어의 의도를 외적으로서가 아니라, 내적으로 풍부하게 살리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햄릿’역은 50년 극단 신협에서 국내최초로 햄릿역을 맡았던 원로배우 김동원(85·전국립극단장)씨의 추천으로 국립극단 관계자들의 만장일치로 캐스팅된 김석훈씨. TV드라마 ‘홍길동’을 비롯, 영화 ‘단적비연수’, CF 등에서 다양하게 활동중인 김씨는 98년 국립극단에 입단, 올초까지 활동했다.

또 형을 해치고, 형수와 결혼한 클로디우스역은 이호재씨, 어머니 거투르드역은 양금석씨가 각각 맡았다. 이와 함께 오필리어 역은 계미경, 오필리어의 오빠로 햄릿과 목숨을 건 결투를 벌이는 레어티즈역은 최운교, 햄릿의 친구 호라시오역은 최원석씨 등 국립극단 배우들이 맡았다.

배우들의 묵직한 정통연기 앙상블과 함께 엘리자베스 시대의 화려한 유럽 궁정문화를 되살린 송관우씨의 무대와 이신혜씨의 의상, 국가대표 펜싱선수 고종환씨가 직접 참여해 지도한 대미의 펜싱장면 등 스펙터클한 볼거리도 주목할 만하다. 02-2274-3507~8

/김승현 기자 hyeon@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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