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前장관·임동원 前국정원장 ‘옥고’ 6·15 공동선언 6주년을 앞두고 6년전 남북정상회담을 이끈 남북 주역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상회담의 주인공인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오는 27일 방북을 앞두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6년 만에 다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 위원장을 만날 예정이다. 본인이 희망하는 열차방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여하튼 육로방북은 확정된 상태다.

DJ는 14일 광주에서 열리는 ‘6·15 민족통일대축전’ 개막식에서 특별연설을 한 뒤, 15~17일에는 6·15 6주년 기념 ‘노벨평화상 수상자 정상회의’에 참석해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들과 만남을 갖기로 하는 등 결석으로 편찮은 몸인데도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반면 김위원장은 북한 핵과 위폐, 인권 문제 등으로 미국 등 국제사회의 압박이 가중되면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북한 군부의 지지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6·15 주역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이종석 통일부장관과 북측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가 빛이라면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장관과 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그늘에 해당된다. 6·15 당시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했던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NSC 상임위원장을 겸직해 참여정부 통일·외교안보 정책을 주도하는 등 실세로 떠올랐다.

최근 열차시험운행을 앞두고 지나친 낙관론을 펼치다 북한 군부에 의해 예기치 못한 운행 취소사태로 곤경에 처하기도 했다. 북측에서는 남북 장관급회담 단장인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가 급부상한 인물. 6·15 정상회담 비밀 예비접촉과 준비접촉, 정상회담 등에 관여했으며, 2003년 5월 제14차 장관급 회담 때부터 북측 단장을 맡아왔다.

정상회담 성사의 주도적 역할을 한 박 전 문화관광부 장관과 임 전 국가정보원장은 2003년 대북 송금 특검으로 구속되는 비운을 겪었다. 박 전 장관은 지난달 25일 ‘현대비자금 150억원 수수’ 혐의 등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뇌물수수 혐의는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알선수재 등의 혐의가 인정, 법정 구속돼 27일 DJ 방북 때 수행은 힘들게 됐다. 임 전 원장은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으나 2004년 5월 사면복권됐다. 현재는 국정원 도청사건으로 보석 상태에서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유명을 달리한 인사도 있다. 회담 성사를 도왔던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비자금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2003년 8월 투신자살했다.

북측에서는 송호경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이 2003년 9월, 김용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가 10월에 각각 지병과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당시 통일부 장관으로 정상회담 추진위원장을 맡았던 박재규 경남대 총장은 ‘윤이상 평화재단’ 이사장직을 겸하고 있다. ‘프리랜서 통일부장관’으로서 활약하며 DJ 방북때 수행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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