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장측 “조순·정총장에 자문할 것” 밝혀 다음달 19일 임기를 마치는 정운찬 (58) 서울대 총장의 행보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선 한나라당 소장파 쪽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달라는 ‘구애’를 받더니, 최근에는 열린우리당 쪽에서 그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 1년 선배인 김근태 의장 체제가 들어선 이후다.

28일 선보인 서민경제회복추진위원회의 출범이 늦어진데도 정 총장이 연관돼 있다. 김 의장이 도와달라고 했지만 정 총장이 고사했다. 그런데, 김 의장의 ‘구원’요청이 끝나지 않은 것 같다.

29일 김의장측 관계자는 “김의장의 자문그룹 중에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 정운찬 서울대 총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 훌륭한 분들과 여러가지 의견을 좀더 깊게 나눌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김 의장과 정 총장은 스승인 조 명예교수를 정점으로 막역한 사이다. 김 의장의 정치 행보에 정 총장의 생각과 인식이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임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정 총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정치권에 들어갈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 쪽에선 쉽게 포기하지 않을 분위기다. 정 총장이 지닌 정치적 ‘매력’때문이다. 교육정책 등을 놓고 현 정부와 대립각을 형성할 때도 있지만, 보수·진보의 경계에서 자유롭게 운신해온 것이다. 정 총장 스스로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꼴보수하고도, 급진 좌파하고도 얘기할 수 있다”면서 “김영삼 정부 때는 진보로,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는 보수로 보였을 것이다. 나야말로 중도”라고 자평했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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