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진그룹 리처드 브랜슨 회장 20세기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가 주창한 ‘창조적 파괴’는 매혹적이지만, 절대 쉬운 과제가 아니다. 기업이 수명 20년을 넘기는 게 쉽지 않은 현실에서 ‘창조적 혁신’은 필수. 그러나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기업인에게 위기의식을 갖고 자신이 만든 성과물을 창조적으로 부수는 작업을 병행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가끔 잔혹하기까지 하다. 그래도 영국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57·사진) 회장을 지켜보면 그 과정이 오히려 신나는 도전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자타가 공인한 이 도전광(狂)은 열기구 세계일주에 우주여행까지 상상에 머물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 고위직에 오를수록 근엄해지는 한국적 정서와는 한참 동떨어진 인물인 셈이다.
◆ 길거리 판매상에서 영국 9위 재벌로 = 영국 서리에서 태어난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명문대와 해외유학으로 화려하게 치장된 한국 기업계 엘리트들과 사뭇 다르다. 최종 학력이 바로 고등학교 중퇴이기 때문이다. 천성적인 난독증(難讀症)으로 인해 학업이 어려워지자 16세에 아예 학교를 때려치운 것. 그러나 이 고교 중퇴생은 30여년 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작위를 수여받아 ‘기사’가 됐다.
물론 그 과정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노력으로 점철돼있다. 그가 15세에 생애 처음 시작한 ‘크리스마스 트리’ 사업은 곧바로 실패했고, 다음해 런던으로 이주한 뒤 만든 잡지 ‘학생(Student)’도 큰 돈벌이가 되지는 못했다. 지금의 성공을 만든 발판은 1970년 전국을 돌아다니며 도매상에서 싼값에 음반을 매입한 뒤 런던의 길거리에서 차량을 이용해 판매한 ‘보따리상’으로 돈을 벌면서부터.
그는 1년 뒤 런던의 중심지 옥스퍼드 거리에서 음반 판매점 ‘버진 메가스토어’를 연 뒤 록그룹 ‘섹스피스톨스’ ‘롤링스톤스’ 등과 음반계약을 하면서 갑부로 향하는 기차에 올라탔다. 이후 1984년 버진항공사를 시작으로 버진콜라, 버진모바일 등까지 360여개의 회사를 보유하면서 그는 영국 선데이타임스가 선정한 영국 부자 9위에 올랐다. 2006년 현재 그의 재산은 30억파운드(약 5조5500억원)에 달한다.
◆ 도전정신과 상상력이 성공요인 = 그러나 그의 문어발식 확장에만 초점을 맞추면 성공요인을 제대로 분석해낼 수 없다. 왜냐하면 마치 록그룹의 스타처럼 보이는 이 ‘괴짜’ 기업가를 이해하는 키워드가 바로 직접적인 화법과 강한 도전정신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의 ‘기록 깨기’ 도전은 기이할 정도다. 학창시절 축구와 크리켓팀 주장을 했을 정도로 스포츠에 열광하는 그는 1986년 ‘버진 애틀랜틱 챌린저’라는 이름의 쾌속정을 이용, 2차례 시도 끝에 최단시간인 2시간만에 대서양을 횡단하는 데 성공했다. 1986년에 택한 도전은 열기구 ‘버진 애틀랜틱 플라이어’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려던 계획으로, 1991년에도 일본 ~ 캐나다의 1만800여㎞를 횡단하려는 시도를 했다.
버진그룹을 현재 위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버진항공사 창업도 그의 도전의식 없이는 불가능했다. 1위 항공사 브리티시항공을 이길 수 없다는 수많은 반대에도 불구, 겨우 항공기 1대로 시작한 이 사업은 파격적 서비스와 낮은 가격으로 영국 제2의 항공사가 됐다.
“코카콜라를 제압하겠다”면서 버진콜라를 출시하면서 미국 뉴욕에서 탱크를 타고 코카콜라 간판에 대포를 쏜 이벤트도 유명하며, 2004년 민간우주관광회사 ‘버진 캘럭틱’을 설립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 브랜슨도 지난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버진은 즐거움을 파는 회사며, 전세계 사람들이 즐거움을 파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들고 우리를 찾아온다”면서 ‘즐거움 경영’을 강조하기도 했다.
◆ 재산 절반, 환경·보건부문에 기부 = 이 때문에 브랜슨은 사업 목적이 ‘돈’ 자체라기보다는 도전의 즐거움, 그리고 이로부터 파생되는 행복이라는 경영철학을 종종 피력한다고 BBC방송은 최근 전했다. “재미는 급여보다 더 큰 충성 요인”이라는 게 이를 표현하는 그의 용어다.
최근 관심영역은 사회기부활동. 그는 지난 2월 30만개의 제대혈 줄기세포를 보관할 수 있는 비영리 혈액은행 ‘버진 헬스 뱅크’를 설립했으며, 최근에는 ‘버진 연료’라는 회사를 통해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바이오 연료의 생산·사용을 연구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앞서 그는 지난해 9월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재산의 절반인 30억달러를 향후 10년간 기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
자타가 공인한 이 도전광(狂)은 열기구 세계일주에 우주여행까지 상상에 머물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 고위직에 오를수록 근엄해지는 한국적 정서와는 한참 동떨어진 인물인 셈이다.
◆ 길거리 판매상에서 영국 9위 재벌로 = 영국 서리에서 태어난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명문대와 해외유학으로 화려하게 치장된 한국 기업계 엘리트들과 사뭇 다르다. 최종 학력이 바로 고등학교 중퇴이기 때문이다. 천성적인 난독증(難讀症)으로 인해 학업이 어려워지자 16세에 아예 학교를 때려치운 것. 그러나 이 고교 중퇴생은 30여년 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작위를 수여받아 ‘기사’가 됐다.
물론 그 과정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노력으로 점철돼있다. 그가 15세에 생애 처음 시작한 ‘크리스마스 트리’ 사업은 곧바로 실패했고, 다음해 런던으로 이주한 뒤 만든 잡지 ‘학생(Student)’도 큰 돈벌이가 되지는 못했다. 지금의 성공을 만든 발판은 1970년 전국을 돌아다니며 도매상에서 싼값에 음반을 매입한 뒤 런던의 길거리에서 차량을 이용해 판매한 ‘보따리상’으로 돈을 벌면서부터.
그는 1년 뒤 런던의 중심지 옥스퍼드 거리에서 음반 판매점 ‘버진 메가스토어’를 연 뒤 록그룹 ‘섹스피스톨스’ ‘롤링스톤스’ 등과 음반계약을 하면서 갑부로 향하는 기차에 올라탔다. 이후 1984년 버진항공사를 시작으로 버진콜라, 버진모바일 등까지 360여개의 회사를 보유하면서 그는 영국 선데이타임스가 선정한 영국 부자 9위에 올랐다. 2006년 현재 그의 재산은 30억파운드(약 5조5500억원)에 달한다.
◆ 도전정신과 상상력이 성공요인 = 그러나 그의 문어발식 확장에만 초점을 맞추면 성공요인을 제대로 분석해낼 수 없다. 왜냐하면 마치 록그룹의 스타처럼 보이는 이 ‘괴짜’ 기업가를 이해하는 키워드가 바로 직접적인 화법과 강한 도전정신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의 ‘기록 깨기’ 도전은 기이할 정도다. 학창시절 축구와 크리켓팀 주장을 했을 정도로 스포츠에 열광하는 그는 1986년 ‘버진 애틀랜틱 챌린저’라는 이름의 쾌속정을 이용, 2차례 시도 끝에 최단시간인 2시간만에 대서양을 횡단하는 데 성공했다. 1986년에 택한 도전은 열기구 ‘버진 애틀랜틱 플라이어’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려던 계획으로, 1991년에도 일본 ~ 캐나다의 1만800여㎞를 횡단하려는 시도를 했다.
버진그룹을 현재 위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버진항공사 창업도 그의 도전의식 없이는 불가능했다. 1위 항공사 브리티시항공을 이길 수 없다는 수많은 반대에도 불구, 겨우 항공기 1대로 시작한 이 사업은 파격적 서비스와 낮은 가격으로 영국 제2의 항공사가 됐다.
“코카콜라를 제압하겠다”면서 버진콜라를 출시하면서 미국 뉴욕에서 탱크를 타고 코카콜라 간판에 대포를 쏜 이벤트도 유명하며, 2004년 민간우주관광회사 ‘버진 캘럭틱’을 설립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 브랜슨도 지난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버진은 즐거움을 파는 회사며, 전세계 사람들이 즐거움을 파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들고 우리를 찾아온다”면서 ‘즐거움 경영’을 강조하기도 했다.
◆ 재산 절반, 환경·보건부문에 기부 = 이 때문에 브랜슨은 사업 목적이 ‘돈’ 자체라기보다는 도전의 즐거움, 그리고 이로부터 파생되는 행복이라는 경영철학을 종종 피력한다고 BBC방송은 최근 전했다. “재미는 급여보다 더 큰 충성 요인”이라는 게 이를 표현하는 그의 용어다.
최근 관심영역은 사회기부활동. 그는 지난 2월 30만개의 제대혈 줄기세포를 보관할 수 있는 비영리 혈액은행 ‘버진 헬스 뱅크’를 설립했으며, 최근에는 ‘버진 연료’라는 회사를 통해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바이오 연료의 생산·사용을 연구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앞서 그는 지난해 9월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재산의 절반인 30억달러를 향후 10년간 기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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